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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조선 등은 장사 잘 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상장.등록 기업들의 1분기 영업 성적표가 나오면서 실적에 따른 주가 재편이 활발할 전망이다.

올 1분기는 그 어느 때보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않았던 만큼 대부분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졌다.

SK증권이 잠정 채점한 평균 성적은 매출 2.1% 증가, 순이익 40.8% 감소다.

2000년 상장사 전체 실적(매출 18.1% 증가, 순익 41.5% 감소) 과 비교해 순익 감소는 엇비슷한 수준. 하지만 매출이 크게 둔화한 점이 주목된다.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의 경제가 워낙 얼어붙은 데다 국내 경기도 좀처럼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좋아진 기업〓어려운 여건에서 영업실적이 좋아진 기업들도 적지 않다. 이동통신업체들이 대표적이다.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이 폐지된 덕을 톡톡히 본 것.

SK텔레콤은 매출액이 고작 1.5% 늘었지만 순이익은 2천8백억원으로 46%나 증가했다.

한국통신프리텔도 7백억원의 순익을 올려 무려 1천1백58% 늘었고 LG텔레콤은 3백50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일부 자동차업체도 장사를 잘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매출이 각각 6.8%와 4.4% 늘었고, 순익은 5.3%와 23.7%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대는 현대모비스도 순익이 1백27%나 늘었다.

이들 현대차그룹사는 수출이 잘 된 데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사인 대우자동차가 부진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조선업계도 좋았다. 원화가치 하락의 혜택을 크게 보면서 삼성중공업의 순익이 45% 늘었고, 현대중공업은 순익이 지난해와 거의 같았지만 매출이 5.5% 증가했다.

내수 업종에서는 동아제약.신세계백화점.제일제당.태평양.웅진닷컴 등이 장사를 잘 했다.

LG홈쇼핑과 CJ39쇼핑 등 홈쇼핑 업체들도 10% 이상의 꾸준한 순익 신장세를 보였다.

◇ 나빠진 기업〓삼성전자가 여전히 최고의 순익을 올리면서도 대표적으로 실적이 나빠진 경우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가격의 하락과 초박막 액정장치 (TFT-LCD) 사업부문의 부진 때문에 순익이 1조5백34억원으로 34% 줄었고 매출은 7조9천억원으로 0.4% 늘어나는 제자리 걸음을 했다.

LG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 전기.전자업체들도 순익이 감소했다.

포항제철도 국제 철강가격의 하락 등으로 순익이 71%나 줄었다. 정유업체와 항공사들은 원화가치 하락의 피해를 크게 봤다.

SK와 S오일은 매출이 각각 4.4%와 10.4%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익은 82%와 61% 각각 급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9백억원 이상의 적자를 봤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최근 전체 장세가 워낙 취약해 올 1분기 영업실적과 상관없이 대부분 기업의 주가가 동반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며 "장세 반전에 대비해 실적 호전 기업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고 조언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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