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각 팀 전력 분석 - 롯데 (上)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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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선수협 사태로 가장 큰 손실을 입은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포 박정태-마해영과 에이스 문동환이 선수협에 가입함에 따라 동계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해 체력과 컨디션 조절에 실패 혹은 부상을 당하여 전력 약화를 가져 왔다.

여기에 적은 액수 차로 ’99년 부산의 영웅’펠릭스 호세와의 재계약에도 실패도 한 몫을 차지 하였다.

결국 매직리그 2위, 전체 5위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올리며 2001년을 기대하였다.

그러나 구단 최고위층의 감정이 개입된 ‘마해영 트레이드’ 로 아직 시즌이 개막되기도 전부터 삐그덕 거리고 있다. 팀 주포를 내주면서 받아 온 선수들이 주전급도 아닐 뿐 더러 그 공백이 너무 크다. 또한 구단의 언행에 실망을 느낀 골수 팬들이 하나 둘 씩 야구장을 떠나 가고 있는 데 그 문제가 심각하다.

자이언츠의 투수력이 8개 팀 중 최강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그 중 선발진은 일명 ‘지그재그’로 양적이나 질적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타력이 약한 자이언츠가 이번 시즌 상위권 도약의 믿는 구석이다.

지난 시즌 12승 8패 방어율 3.20 으로 고려대 재학 시절 명성을 조금이나마 회복한 손민한은 문동환이 빠진 현재 박석진과 함께 제 1 선발이 유력하다. 작년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마쳤음에도 수술했던 어깨와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지 못한 자체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는 평가다. 올 시즌 최하 15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99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전 MVP 박석진은 올 시즌은 선발 투수로 변신한다. 지난 시즌 중간계투로 맹활약을 했지만 선발에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이다. 사이드 암으로서 빠른 직구와 싱커 그리고 커브 까지 무장하여 그 역시 최하 15승을 노리고 있다.

’96년 다승왕과 탈삼진왕을 차지했던 ‘사직의 영웅’ 주형광은 당연히 좌완 선발이다. 내년 일본 진출을 꿈꾸고 있는 그로서는 이번 시즌에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동안 구위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좌완 에이스로서의 분발이 촉구된다.

박석진과 마찬가지로 ’99년 플레이오프 전에서 빼어난 피칭을 보여 주었던 기론은 올해로 한국 생활 3년 째다. 작년 10승 8패 방어율 5.01 이라는 당초의 기대 보다는 못한 성적을 올렸지만 올 시즌은 지난 시즌 보다 방어율에서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타 팀에서 그의 특이한 투구폼과 릴리스 포인트 그리고 소소한 버릇등을 집중 연구하여 대비를 많이 하여 기론에게는 벅찬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예전 보다 나은 스피드와 함께 다른 변화구를 익혔다.

지난 시즌 두산 베어스에서 트레이드 되어 온 김영수는 구위 자체로 보면 자이언츠 투수들 중 최고라는 말을 듣고 있다. 좌완으로는 매우 빠른 직구 그리고 포크볼 등의 변화구와 제구력도 두산 베어스 시절에 비해 괄목상대하였다. 그런데 조금만 제구력이 삐끗해도 자신감이 떨어지고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위기 상황에서 자신감 회복과 함께 마인드 컨트롤이 그에겐 가장 중요하다.

팀에 많은 선발 투수 요원 때문에 중간계투로 밀려난 박지철은 올 시즌이 대단히 중요하다. 박지철 역시 부상 재발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바, 이에 따른 위축된 자신감 회복이 급선무다.

지난 해 대학 야구 다승왕이었던 연세대 출신의 김장현은 김명성감독이 주목하고 있는 루키다. 신인답지 않은 두터운 배짱과 묵직한 구위가 일품이다. 박지철과 함께 중간계투진의 양 대 기둥이다.

이 밖에 중간 계투진에는 좌완 가득염이 원 포인트 릴리프로 나서고 정원욱, 임봉춘과 사이드 암 임경완 그리고 김사율 등도 한 축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훈도 무릎 부상에서 회복되었다면 자기 몫은 충분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이르면 4월 말 혹은 5월 초 부터 ‘비운의 에이스’ 염종석이 1군에 합류한다면 당장 선발보다는 롱 릴리프를 맡을 것으로 예상이 되어, 자이언츠의 중간 계투진은 양과 질적으로 8개팀 중 중상위권으로 분류된다.

’99년 이후 해마다 마무리로서 수준급 피칭을 보이고 있는 강상수는 올 시즌 세이브 포인트 35에 도전한다. 물론 허약한 타선을 감안하면 다소 벅찬 목표일 수 있으나 체인지 업등 변화구가 나날이 발전하여 작년처럼 1점대 방어율만 기록해 준다면 결코 어렵지 않을 듯 하다.

※ 신종학 - 프로야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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