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선카지노 주변 신종 직업 천태만상

중앙일보

입력

28년만에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정선카지노는 각양각색의 신종 직업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하루 수십억원대의 현금이 오고가는 정선카지노의 대표적인 직업은 역시 도박자금 주공급원인 금은방 겸 전당포. 그러나 카지노 개장과 동시에 '대박'의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경쟁적으로 문을열었던 전당포들은 적자생존의 자연법칙 속에 거품이 빠지고 있다.

외지에서 들어온 전당포들은 한달 평균 1천만-1천500만원에 이르는 운영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거나 업주가 도박에 빠져 자본금을 탕진, 철수하는 업소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또 철저한 영업전략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일부 토박이 전당포들도 빈털터리 VIP고객 등에게 억대 이상의 자금이 물리면서 존폐위기를 맞고 있다.

전당포업계가 이같이 부침을 겪으면서 산하조직원인 '꽁지'들도 서서히 정리되고 있다.

한때 150여명에 달했던 꽁지들이 계속된 야간근무 등 격무를 이기지 못하고 전업을 하는가 하면 소속 직장의 폐업으로 정선카지노를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꽁지가 급격히 줄면서 최근에는 급전이 필요한 동료 도박꾼을 전당포에 소개시켜 주고 수수료(2%)만을 받는 '삐끼(호객꾼)'가 꽁지의 대체 직종으로 등장하고 있다.

삐끼와 함께 정선카지노의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직업은 게임실적에 따라 무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플레이어스카드'를 발급 받아 카지노호텔의 최고급 시설을 이용하는 '고급노숙자'들이다.

이들은 플레이어스카드가 없는 고객들이 게임을 할때 젊잖게 양해를 구하고 자기 카드로 소위 `콤프'점수를 입력받아 뷔페식사와 사우나는 물론 객실까지 무료로 이용하면서 카지노에서 장기간 지내고 있다.

또한 개장 초기 최대 인기 직종이었던 게임 좌석 매매꾼들은 '입장순서 추첨제'라는 악재로 한때 주춤했었으나 '입장순서 당첨권 매매'라는 새로운 영업전략을 개발해 전통 직종으로서의 그 명맥을 유지해 가고 있다.

이와함께 객장을 돌며 피로회복제를 몰래 판매하는 신(新)보부상, 대리운전, 심부름센터 등 정선카지노에는 시간이 갈수록 다양하고 이색적인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정선=연합뉴스) 배연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