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애증이 교차한 다저스타디움

중앙일보

입력

애증이 교차한 다저스타디움.

지난해 다저스의 영웅 게리 셰필드가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포스트시즌 동안 팀과 불화를 일으키며 줄곧 트레이드를 요구해온 셰필드에게 ‘팬들의 목소리’가 현장에서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셰필드는 의연하게 대처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도 아니었다. 지난해와 달라진 홈구장 상황이 낯설긴 했지만 팀의 주포로서 그에게 주어진 책임은 달라진 게 없었다.

첫 타석에서는 볼넷, 두번째는 중전안타. 스타트가 좋았다. 허약한 다저스 타선을 고려할 때 셰필드는 여전히 믿을만한 타자였다.

0-0으로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진 6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셰필드는 세번째 타석에 들어섰고 관중에서는 짜맞추어진 프로그램처럼 여전히 야유가 터져나왔다.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보낸 셰필드는 2구째가 높게 들어오자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밀워키의 중견수 제프리 해먼즈가 펜스를 향해 뛰는 모습에서 장타를 예감했고, 이 타구는 담장을 넘어가 결국 이 경기의 결승점이 됐다.

관중들은 그라운드를 돌아 벤치에 들어선 셰필드를 연호했고 셰필드는 벤치에서 나와 ‘커튼 콜’로 관중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이후 맞은 4번째 타석에서는 그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관중들이 더 많았다. 이 타석에서도 그는 볼넷을 얻어냈고 이날 4타석 2타수 2안타로 100퍼센트 출루를 기록했다.

이날 개막전은 셰필드를 주연으로 한 영화와도 같은 애증의 장이었다.

Joins 이재철 기자 <jlee7@joins.com>

※ 메이저리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조인스 메이저리그(http://sports.joins.com/mlb)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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