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호 선생 따르는 교수들 그의 고향 청원에 서당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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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 신채호 선생을 연구하는 충북지역 전·현직 교수들이 그의 고향인 충북 청원군 낭성면에 천자문 서당을 세운다. 사진은 단재의 사당 전경. [사진 청원군]

단재 신채호(1880~1936·사진) 선생의 고향에 천자문과 전통예절을 배울 수 있는 서당이 선다. 단재 선생을 연구하던 충북도내 대학의 전·현직 교수 6명은 25일 그의 고향인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고드미마을)에 천자문 서당을 연다고 18일 밝혔다. 서당에서는 천자문과 사서삼경, 통감절요, 고문진보 등 한문과 전통예절을 가르친다.

서당은 단재 연구가인 박정규(67) 전 청주대 교수가 대표 훈장을 맡았고 이성(70) 전 청주대 한문학과 교수, 황청일(69) 전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손홍열(73) 전 청주대 사학과 교수, 김기정(71) 전 서원대 교수가 훈장을 맡아 강의한다. 현직인 이순익(52) 주성대 겸임교수는 학감으로 활동한다. 대표 훈장을 맡은 박정규 전 교수는 『단재 신채호 시집』(1999)과 『도록 단재 신채호』(2006)를 펴낸 대표적 단재 연구가다.

 서당은 단재 선생의 조부인 신성우가 관직에서 물러나 1885년 고드미마을로 낙양해 개설했던 곳에 세워졌다. 서당은 20여 년간 운영된 뒤 1900년대 초 맥이 끊겼지만 100여 년 만에 다시 전통을 잇게 된 것이다. 서당이 처음 열었을 때는 단재가 6살 되던 해로 당시 그가 연을 주제로 한시를 지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는 일화가 전해오고 있다.

 서당에서는 천자문·예절교육 외에도 단재가 28세 때 편집인 겸 주필로 제작에 참여한 월간잡지 『가정교육』을 통해 주장했던 예의범절도 함께 가르친다. 또 단재의 시가, 선언문 등도 공부하고 천자문 책도 직접 만든다. 이밖에 옥수수 따기 등 농사체험과 공예·승마체험, 민속놀이, 전통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당 인근에 있는 단재 선생의 묘와 사당, 기념관을 둘러보며 그의 얼과 민족정신을 기리는 시간도 갖는다. 교육대상은 도내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며 한 과정에 25명씩 모집한다. 서당은 1박2일, 2박3일 과정으로 운영되며 1주일 과정도 검토 중이다. 1박2일 과정의 참가비는 1인당 7만5000원, 2박3일은 14만원이다. 문의는 고드미영농조합법인(www.godmee.com, 043-298-2574)으로 하면 된다.

 단재 선생은 대전시 중구 어남동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 고향인 청원군 낭성면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조선상고사』의 저자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였던 단재 선생은 일제에 체포돼 중국 라요닝성(遼寧省) 다롄시(大連市) 뤼순(旅順) 감옥에서 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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