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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대지 않고 얼굴 1cm 줄인다? V라인 마사지의 비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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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서울 강남의 한 마사지업체. 특수 요법을 내세워 전국에 70여 개 지점을 두고 있다. 얼굴의 균형을 바로잡는 건 물론 수술 없이도 얼굴을 줄일 수 있다고 광고한다. 상담실로 들어서자 설명을 늘어놨다.

A 업체 관계자는 "독일의 정형외과 의사가 내세운 법칙이 있어요. 뼈 자체는 외압에 의해서 변하고 그만큼 튼튼해진다. 골기 테라피라는 게 뼈와 피부를 자극해서 뼈 세포를 증가시켜서 벌어진 뼈들을 모아 드리죠"라고 설명했다.

이 업체가 인기를 끄는 건 마사지 전후를 비교하는 석고상 때문이다. A 업체 관계자는 "저희가 첫 회 석고본과 마지막 석고본을 떠요. 마지막 석고본과 포개어지면 (얼굴이) 10%가 축소된 거예요"라고 말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석고상 사진은 극적인 차이를 보여주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서울 홍대 앞의 또 다른 업체. 한발 더 나아가 마사지로 머리 모양까지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B 업체 관계자는 "(뼈) 이음새 사이사이에 있는 공간들을 우리가 전체적으로 관리해주면서 얘가 어디 붙어있어? 두상에 연결돼 있거든요. 그래서 두상 모양도 변한다는 얘기야. 부작용이라면 예뻐지는 게 부작용이야. 진짜야"라고 강조했다.

마사지를 한번 받는 가격은 10만원~18만원. 업체의 권유대로 20번을 다 받으면 3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그렇다면 비싼 만큼 마사지는 실제 효과가 있을까?

마사지 체험자 C 씨는 "마사지 절반이 거의 뒤통수를 누르는 느낌이 들었고 얼굴을 만질 때는 찰흙을 짓누르는 느낌이 들었는데 아프기만 하고 눈물만 많이 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사지 체험자인 D 씨는 " 뼈가 시릴 정도로 아주 아프네요. 얼굴은 많이 부었어요. 거울을 보니까"라고 했다.

취재팀이 촬영한 마사지 동영상을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보여줬다. 이진효 서울백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외부에서 어떤 물리적인 압력을 가해서 골절이 일어나지 않는 한 안면골이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 의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업체가 내세우는 얼굴 축소 원리가 거짓이라는 평가이다.

더구나 강한 자극은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고 경고한다. 이 교수는 "성장 중인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일종의 외부적인 외상을 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골 성장에 영향을 받을 수는 있어요"라고 경고했다. 얼굴 크기에 집착하는 사회 분위기와 마사지 업체의 비뚤어진 상술이 뼛속까지 멍들게 하고 있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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