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자금 급속 증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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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증권과 채권시장을 통해 실리콘 밸리에 유입되는자금이 올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닷컴 열기의 냉각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AP통신이 28일 톰슨 파이낸셜 시큐리티스 데이터를 근거로 바우니 앤드 코가 분석한 내용을 입수한 바에 따르면 증권과 채권시장을 통해 실리콘 밸리에 유입된 자금은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27억달러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4분기의 141억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4.4분기도 65억달러를 기록했다.

실리콘 밸리에 대한 이같은 자금유입 감소는 전체 자금이동 상황에 비해볼 때도두드러진 것이다.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미국에서 증권 및 채권시장을 통해 기업에 투입된 자금은모두 3천610억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1.4분기의 4천70억달러에 비해 줄어든 것이나실리콘 밸리 유입분 감소폭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실리콘 밸리에 대한 벤처 캐피털 유입도 줄어들어 지난해 4.4분기의 경우 99년4.4분기에 비해 19% 감소된 69억달러에 불과했다. 올해 1.4분기 집계는 아직 나오지않았다.

실리콘 밸리의 이같은 자금 고갈은 역내 기업의 주식초기공모(IPO) 숫자 감소로도 뒷받침된다.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실리콘 밸리에서 IPO를 한 기업은 얼라인 테크놀로지스,리버스톤 네트웍스 및 로드클라우드 3개사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액수도 3억8천7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4분기 16개사가 모두 25억달러를 IPO로 확보한 것과 크게 대조되는 것이다.

자금 사정이 이처럼 어려워지자 부채를 출자 전환시키는 실리콘 밸리 기업이 늘어나 지난해 1.4분기 5억200만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무려 18억5천만달러로 급증했다.

웰스파고 캐피털 마켓의 개리 쉬로스버그 수석연구원은 "실리콘 밸리의 자금난이 정말 심각하다"면서 "조만간 회복되길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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