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특집] ①올시즌 전력 판도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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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선수협 파동'을 슬기롭게 극복한 프로야구가 4월5일 올시즌 정규리그 개막전을 갖고 6개월여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한국시리즈 9회 우승에 빛나는 해태 타이거즈가 공개 매각 대상에 오르는 등 프로야구가 또 한차례 힘겨운 고비를 맞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프로야구는 단일리그 복귀와 외국인선수 보유 확대 등 여러 제도개편을 통해 화려한 재기를꿈꾸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올 프로야구를

①올시즌 전력 판도 분석
②올시즌 눈여겨볼 선수
③더욱 거세질 용병 파워
④8인8색의 벤치싸움
⑤올시즌 달라지는것들 등 5차례에 걸쳐 진단한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2001년 프로야구는 8개구단의 전반적인 전력 평준화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4강팀을 쉽사리 점칠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현대와 두산은 겨울동안 주력선수들의 이적으로전력이 약화된 반면 각 리그 꼴찌로 처졌던 해태와 SK는 시범경기를 통해 한층 강화된 팀 플레이를 펼쳐 상.하위권의 전력 편차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올시즌 전력 판도를 굳이 예상하자면 현대-삼성-LG의 3강체제와 두산-롯데의 2중, 한화-해태-SK의 3약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새천년 최강팀으로 평가됐던 현대는 올해도 유력한 우승후보지만 모기업의 경영난속에 정민태와 조웅천, 조규제 등 마운드의 주축세력이 빠져나가 `철벽 마운드'의이미지에 금이 갔다.

현대는 지난 해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던 임선동과 김수경, 마무리 위재영이 건재하고 부상에서 회복된 박장희와 용병 케리 테일러가 가세했으나 홀드왕 조웅천의이탈로 중간 허리가 크게 약해진 게 흠이다.

한국시리즈에 한 맺힌 삼성은 올 해는 우승을 노려 볼 만큼 전력이 강화됐다.

이승엽-마해영-김기태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 강력한 신인왕 후보 박한이가 1번타순에 포진해 공격의 파괴력이 가장 돋보인다.

팀 마운드는 특급 마무리 벤 리베라와 고졸 최대어 이정호를 영입했고 2년생 이용훈과 배영수의 기량이 일취월장한데다 노장 이강철마저 재기에 나섰다.

무엇보다 삼성은 `우승 청부사' 김응용 감독의 용병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LG는 `다이나마이트 타선'이 전력의 핵심이다.

이병규-유지현-양준혁-로마이어-홍현우-김재현 등 왼손, 오른손이 교대로 포진한 '지그재그 타선'은 찬스에 유독 강한 집중력이 자랑이다.

그러나 고졸 새내기 이동현에게 마무리의 중책을 맡길만큼 마운드에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는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2중으로 꼽히는 두산과 롯데는 부상선수들의 회복이 관건이다.

두산은 선수층이 비교적 두터운 편이지만 심정수를 내보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은데다 투.타의 핵인 박명환과 김동주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해 우려를 사고 있다.

롯데 역시 문동환과 박정태가 아직 경기에 출전조차 못하고 있고 박지철 역시실전 감각을 찾지 못해 전력 누수가 심한 편이다.

한화는 일본으로 이적한 특급마무리 구대성과 퇴출시킨 용병 로마이어의 공백이너무 커 보인다.

올 시범경기에선 이광환 감독의 자율야구가 돌풍을 일으켰으나 장기레이스에서도 통할지는 미지수이고 이상군과 김정수 등 노장선수들의 체력저하도 걱정거리다.

올해도 에이스 이대진의 결장속에 시즌을 맞는 해태는 구단마저 공개 매각 처지로 떨어져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신임 김성한 감독이 젊은 패기로 선수들을 독려하며 시범경기동안 끈질긴 뒷심을 발휘했으나 전문가들은 정규시즌에서 승률 4할만 달성해도 성공이라는 평가다.

SK는 마운드에서 이적생 조웅천과 조규제, 신인 김희걸과 정대현, 용병 페르난도 에르난데스가 합류한데다 팀 타선에도 강혁과 정상호 등이 가세해 주전들이 대거교체됐다.

팀 전력은 크게 향상됐지만 선수단이 `신생팀'이라는 자기 위안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키워야만 중위권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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