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경제 추락 · 회생의 갈림길

중앙일보

입력

아르헨티나의 경제불안이 심화하면서 남미 경제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외채로 지난해 말 현재 1천4백71억달러(약 1백90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유력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S&P는 최근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떨어뜨렸다.

이런 가운데 페르난도 델라루아 대통령은 1990년대 초 경제회복의 주역인 도밍고 카발로를 경제장관에 다시 기용했다.

◇ 불안 심화 = 무디스는 28일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이전보다 한단계 낮췄으며, S&P도 지난 26일 두단계 하향 조정했다.

피치IBCA는 지난 주 아르헨티나의 등급을 한단계 하향 조정한데 이어 28일 한단계 더 낮췄다.

이들은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등급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외채는 계속 불어나는데 재정은 바닥나고 경상수지는 엄청난 적자행진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 불안의 근원이다. 채무불이행을 우려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서둘러 자금을 회수하면서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최근 한달새 7.8%나 줄었다.

◇ 신임 경제장관에 기대 걸어 = 카발로 장관은 지난주 취임 직후 의회에 경제개혁법안을 제출하고, 최대 투자국인 스페인을 방문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의회는 그에게 막강한 재정.금융권한을 부여하는 '경쟁력 향상법안' 을 통과시켰다. IMF도 카발로장관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무디스 등은 "카발로가 추진중인 개혁은 첫걸음에 불과하고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고 평가했다.

◇ 주변 국가도 영향 = 인근 국가들도 아르헨티나의 영향으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주개발은행과 IMF는 최근 남미지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4.5%에서 3%후반으로 낮췄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최대 교역상대국인 브라질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최근 브라질 레알화 가치가 94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최저치로 밀린 것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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