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새 조타수 내달께 윤곽

중앙일보

입력

29일 열린 현대건설.상선.전자 등 정몽헌(鄭夢憲)회장 계열 현대그룹 3사의 주주총회에서는 일단 현 경영진의 틀이 그대로 유지됐다.

그러나 출자전환에 따른 임시주총이 열리는 시점에서는 현대건설 경영진 교체가 불가피해 후임 경영진 선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건설 경영 누가 맡나=현대건설의 신임 경영진은 출자전환 시기가 확정되고 이에 따른 임시주총이 열리는 다음달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채권단은 물론 현대 주변에서도 현대건설이 대규모 출자전환에 따른 특혜시비를 잠재우고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유능한 전문경영인 영입이 관건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조직 장악능력이 있고 철저하게 수익 위주의 경영을 할 수 있는 건설 전문경영인을 선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대건설을 잘 아는 경영자를 선임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란 분석이다.

그동안 후임사장으로 이내흔.심현영.심옥진 전 사장, 임원 출신인 장동국 현대디지텍서비스 사장.김영환 전 현대전자 사장 등이 거론돼 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출자전환후 현대건설 CEO는 건설업 노하우를 가진 전문경영인이 바람직하며, 개인적으로는 외국의 건설전문가가 CEO를 맡는 것도 해외신인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고 밝혔다.

◇ 비교적 조용했던 3사 주총=이번 주총에서 현대건설 경영에 정식 복귀하는 수순을 밝을 예정이었던 정몽헌 회장은 여론을 의식해 이사 등재를 포기했다. 현대건설 이종수 기획이사는 "감자를 위한 임시주총 때 채권단이 요청하면 그때 가서 경영복귀를 고려할 생각" 이라고 설명했다.

김윤규 사장은 일단 유임됐으나 주총후 인사말을 통해 "임시주총 때나 그 전에라도 회사발전을 위해 떠나겠다" 고 사퇴를 기정사실화했다.

현대상선은 이날 김충식 대표이사를 유임시키고 김재수 구조조정본부장을 이사진에서 제외했다. 대신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최용묵 대표이사가 신임이사로 선임됐다.

현대상선은 영업보고서를 통해 영업이익이 4천5백70억원에 달했으나 환차손과 유가증권 평가손실 등으로 3천1백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76년 창사 이래 처음 배당금을 주지 못했다.

현대전자도 박종섭 대표이사를 유임시키고 이사회 인원을 8명에서 10명으로 늘렸다.

김남중.양선희 기자 n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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