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고 1번타자 경쟁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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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1번타자를 향한 자존심경쟁이 어느해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높은 타율 및 출루율로 팀 타선의 첨병이 되는 한편 도루능력을 갖춰 상대수비진을 교란시켜야 하는 1번타자는 각 구단이 우승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꼽는 보직 중의 하나.

지난해 도루왕 정수근(두산)과 `꾀돌이' 유지현(LG)이 자웅을 겨뤘다면 올해는 정수근, 유지현을 대신해 투입될 이병규, 전준호(현대)의 3강구도에 삼성의 겁없는 신인 박한이와 타바레스(해태)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현역 최고의 1번타자 정수근은 올해 4년 연속 도루왕 등극과 함께 지난해 0.277이었던 타율을 3할까지 끌어올려 `최고'의 칭호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또 30-30 클럽 회원인 `적토마' 이병규는 적극성이 지나쳐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언제든 홈런 20개는 넘길 수 있는 장타력에다 LG가 추구하는 기동력야구를 수행해 낼 빠른 발과 주루센스가 돋보인다.

지난해 부상으로 초반결장했지만 이후 87경기에 나서 타율 0.316, 도루 18개를 기록하며 팀 우승에 기여한 전준호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379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김재박 감독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전준호는 최근 수년간 정수근에게 도루왕타이틀을 넘겼지만 올해는 통산 400도루(현재 357개)를 채워 다시 한번 `대도'의 명성을 확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한이도 삼성이 1번타자감으로 영입한 마르티네스와 재기한 강동우를 밀쳐내고 낙점할 만큼 신임을 얻고 있는 다크호스. 강력한 신인왕 후보이기도 한 박한이는 아직 들쭉날쭉한 타격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활발한 주루플레이와 함께 홈런 2개를 날리는 파워도 선보였다.

이밖에 국내무대 2년째를 맞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스위치히터 타바레스도 지난해 뒤늦게 국내 무대를 밟아 규정 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74경기에서 타율 0.334, 31도루를 기록한 `알짜'여서 올해도 해태타선의 도화선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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