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배당 미끼 1천억원대 불법 수신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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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증시침체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고율의 이자를 배당하겠다고 속여 1천억원대의 투자금을 불법 수신한 일당 등이 검찰에 적발됐다.

대구지검 특수부(부장 김병화.金炳華)는 28일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사이비금융업체를 차려놓고 고율의 이자를 지급해주겠다며 1천200여억원의 투자금을 불법수신한 혐의(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로 정선택(40)씨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박모(49)씨 등 3명을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이모(47)씨를 지명 수배했다.

검찰은 또 증권업 허가를 받지 않고 벤처기업 주식을 불법으로 판매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로 문종철(40.별건 구속중).금계숙(40)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김모(50.여)씨를 구약식 처리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1월 대구시 동구 신천동에 사이비 금융업체인 `나라 포탈스' 대구지사를 차려놓고 "회사가 정선 카지노 부근에 모터사이클 경주장을 건설하고,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유망 벤처기업들에 투자하고 있으니 회사에 투자하면 월 3-6%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투자자 2천357명을 모집해 투자금 1천238억원을 불법 수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이 사이비 금융업체는 지난 1월초 검찰의 단속으로 사실상 와해된 서울본사를 통해 벤처기업에 투자하거나 모집책 수당 등 내부 경비로 사용했으며, 투자자들이 상환받지 못할 실제 피해액은 384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는 지사장-지역본부장-실장-모집인 등의 피라미드식 조직을 갖추고 350여명의 모집책을 통해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투자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 300평 규모의 사무실을 마련하고 신문기사나 사업계획서, 홍보전단 등을 통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이 회사는 회사명을 `한길벤처캐피탈', `아이엠아이 인베스트밸류', `피앤씨홀딩스' 등으로 변경하고 회사 사무실도 수시로 이전, 투자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투자자들은 40-60대의 부녀자, 농민, 퇴직 근로자 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문씨는 증권업 영업허가를 받지 않은 채 `오보사'라는 유사금융업체를 차려놓고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고율 배당을 미끼로 155명의 투자자를 모집, 액면가 5천원짜리 모벤처업체의 주식을 액면가의 25-40배에 매도하는 방법으로 12억원 상당의주식을 불법 판매하고, 투자자 83명에게 `벤처업체에 투자해 3개월 후에 투자금의 2배를 지급하겠다'고 속여 8억7천만원을 불법 수신한 혐의다.(대구=연합뉴스) 문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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