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3자 구도 개편 탄력받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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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택(梁承澤) 신임 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6일 취임일성으로 `통신정책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다.

양 장관이 이날 취임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구상은 크게 두가지. 하나는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동기식 IMT-2000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동기식 사업자에게 출연금을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안병엽(安炳燁) 전 장관이 지난 2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신년업무보고에서 밝힌 `통신시장 3자구도 개편''방침과 관련해 한국통신과 SK에 이어 제 3통신사업자로 LG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대목이다.

특히 양 장관은 앞으로 선정할 동기식 사업자는 물론 제 3통신사업자로 LG를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작년말 IMT-2000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이후 절치부심하던 LG에 재기의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사실 통신시장 3자구도 개편방침이 나올 때부터 `동기식 사업자= 제 3통신사업자''의 등식이 성립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통, SK를 제외한 하나로통신, 두루넷, 정보통신 중소기업과 외국통신사업자 등이 모두 참여한 그랜드컨소시엄이 동기식 사업권을 획득하면 곧바로 제 3통신사업자 지위를 확보하면서 한통과 SK와 경쟁하는 3강체제의 한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 장관의 구상은 `동기식 사업자= 제3통신사업자= LG''라는 등식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작년말 비동기식 IMT-2000사업권 획득에 실패한 LG가 통신시장전면에 재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셈이 된다.

LG가 국내 통신시장에서 한통, SK텔레콤과 더불어 중심축의 하나로 등장, 동기식 IMT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사업권 획득후 하나로통신과 두루넷, 정보통신중소기업을 하나로 묶는 제3통신사업그룹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향후 국내 통신업계는 한통, SK텔레콤과 LG를 중심으로 하는 제3통신사업자로 이뤄지는 3강체제로의 시장재편이 진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나로통신을 중심으로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 한국퀄컴 등으로 구성된 `동기식IMT 그랜드 컨소시엄 추진위원회''는 외국 사업자 30%, PICCA(정보통신 중소기업협회) 등 중소기업 30%, 하나로통신10%. 국민주 10%로 지분을 배정하고 나머지20%는 국내 대기업의 지분으로 남겨놓고 있다. LG가 참여결론만 내리면 언제든지 컨소시엄 구성이 가능해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LG측은 지난 24일 LG텔레콤의 IMT사업 참여의사 표명외에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정통부가 출연금 삭감, LG를 중심으로 하는 통신시장 개편방침을 공식화함에 따라 이제 `공''은 LG로 넘어간 상태여서 과연 LG가 어떤 통신사업 구상을 내놓을 지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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