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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시계·운동화 … 몰카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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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볼펜·시계·가방·운동화(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 서울경찰청]

지난 5월 25일 오후 7시50분 서울 지하철 2호선 사당역. 강모(29)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한 여성 뒤에 바짝 붙었다. 강씨는 검은색 다이어리를 이 여성의 치마 사이로 슬쩍 밀어넣었다. 다이어리에는 볼펜 모양의 초소형 카메라가 끼워져 있었다. 치마 속을 몰래 찍던 강씨는 이 장면을 목격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여성들의 노출이 늘어나는 여름철, 지하철 ‘몰카(몰래카메라)’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12일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지하철 객실이나 역사 계단 등에서 적발한 몰카 범죄 건수가 1분기(1~3월) 32건에서 2분기(4~6월) 186건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신체 접촉과 촬영을 포함한 2분기 지하철 성범죄 전체 발생 건수는 338건으로 1분기(127건)보다 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선별로는 2호선이 189건으로 가장 많았고 1호선(118건), 4호선(53건)이 뒤를 이었다. 시간대별로는 출근시간인 오전 8~10시와 퇴근시간인 오후 6~8시에 각각 120건, 107건이 발생해 전체의 절반(48.8%)을 차지했다.

 특히 최근에는 첨단 장비가 동원되는 사례가 많다. 회사원 김모(35)씨는 지난 4월 운동화 끈 사이에 설치한 초소형 카메라로 여성들의 치마 속을 촬영하다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몰카의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지하철역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를 오를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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