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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 '예술과 공간' 전 관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의 전시장이 모델하우스로 변신했다.

지난 22일 개막한 '예술과 공간(Art in Life) ' 전이다(4월 15일까지) . 내부에 사무실 공간과 가정집의 거실.주방. 침실을 꾸미고 그에 맞는 분위기의 그림.조각 등을 설치했다.

SKM의 민성진 소장이 내부 공간을 디자인했고 김종학.노상균.유희영 민병헌.백남준.윤형근.이형우.장승택.홍순명씨 등 원로급에서 신예까지 모두 23명의 작가가 작품을 냈다. 1층에는 현관과 거실.주방.화장실이 들어앉았다. 김영준이 브로치로 만든 벨 '어머니 마음' 을 눌러 거실로 들어가면 황혜선이 만든 나무강아지 서랍장이 관객을 맞는다.

소파 옆벽에는 나뭇잎.항아리 이미지를 담은 박승순의 작품이 나무바닥과 어울리는 황토색 톤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앞쪽 벽에는 윤형근의 미니멀 회화와 이지은의 꽃그림 세트가 격조를 풍긴다. 2층은 사무실과 서재 공간.

컴퓨터 책상 뒤에는 민병헌의 흑백사진 '나무' 연작이 자연의 드로잉같은 느낌으로 붙어 있다. 진짜 책을 썰어 단면을 눌러붙인 이승오의 '적(積) ' 연작은 사방의 벽에 고상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하층의 원룸 생활공간으로 내려가는 계단 옆 벽에는 이형우의 대형 테라코타(구운 점토) 설치물이 이국적 느낌을 준다.

차수정은 벽면에 컬러 시트지로 문을 그려넣어 지하의 답답함을 완화했으며 창틀에는 함연주가 머리카락으로 만든 거미줄이 걸려 자연의 분위기를 살렸다. 침대 맞은편에는 백남준의 화려한 비디오 작품 '호랑이는 살아 있다' 가 자리잡았다.

큐레이터 박규형씨는 "미술품은 삶과 함께 호흡하고 함께 생활한다는 취지의 기획" 이라며 "각각의 공간에 놓인 작품은 모범 답안이 아니라 하나의 아이디어일 뿐" 이라고 말했다. 부대행사로 퓨전요리가인 오정미.스스무 요나구니 부부가 음식 퍼포먼스를 매주 한차례씩 보여준다.

30일에는 삶은 달걀 2001개를 삶아 식용 파스텔로 염색한 뒤 관객들이 맛보도록 하는 '부드러운 알-2001' 이, 4월 6일에는 사탕으로 팔찌.목걸이 등을 만들어 관객에게 주는 '달콤한 장신구' 행사가 펼쳐진다. 02-734-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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