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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시립 축구단 창단 놓고 대구 '시끌'

중앙일보

입력

국내 최초의 시립 프로축구단 창단을 놓고 대구가 시끌시끌하다.

대구시가 최근 대구 연고의 '시민구단' 창단 추진을 공식화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시의 계획은 현재 2백3억원이 적립돼 있는 체육진흥기금 중 1백억원을 창단재원으로 삼아 올해안에 지역 연고의 프로축구단을 출범시킨다는 것. 창단 후 운영비용은 지역기업들의 후원금.광고협찬 등으로 꾸려간다는 계획이다.

시민구단 창단을 위해 시는 내달 현재 아마추어 스포츠에만 지원토록 돼 있는 체육진흥기금 사용관련 조례 개정안을 시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선수 확보에 들어가 연말께 창단식을 갖고 내년 봄 시즌부터 경기에 본격 참가할 것" 이라고 밝혔다.

프로축구팀 창단은 대구시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1997년 월드컵 구장을 착공할 당시 지역연고의 쌍용그룹을 스폰서로 하는 프로축구단 창단이 거의 성사단계까지 갔었다.

그러나 IMF사태로 쌍용팀이 무산되자 한국철도.한국통신.삼성.포항제철.롯데 등과 잇따라 접촉했다. 작년에는 미국 스포츠마케팅업체인 옥타곤이나 일본의 창업투자회사와도 스폰서 협상을 벌였다.

그같은 노력이 성과를 얻지 못하자 시는 올들어 '시민이 스폰서가 되는 구단' 으로 방향을 바꿨다.

시는 국내 최대인 대구월드컵구장의 사후활용과 시민 일체감 조성을 시민구단 창단의 당위성으로 꼽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진입도로 등 모두 7천억원이 투자됐고 앞으로 연간 관리비만 수십억원이 소요될 시설을 시민들의 여가공간으로 살려내기 위해서는 연간 30회 이상의 경기가 가능한 프로축구가 최선의 방안"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구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지역경제난 속에 어려움이 큰 다수 시민들의 삶을 외면한 전시행정" 이라며 반대에 나섰다.

지난 주 열린 시의회에서도 "시민의 세금으로 꼭 프로축구단을 만들어야 하는가" 라는 질책이 나와 내달 조례개정안 처리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워 시홈페이지가 열린 이후 가장 많은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첫 시민구단으로 기록될 대구프로축구팀 창단은 결국 주인이 될 시민들의 여론에 따라 발족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네티즌 반응은…>

▶ "대구시민구단 이름은 'F.C.대구' 로 합시다. 가슴이 벅찹니다" . <리리>

▶ "시의원들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 지하철처럼 공립구단은 천날만날 적자타령일 것이다. " <축구야>

▶ "과감히 창단을 추진하세요. 비관론자들이 많아 나라가 이꼴" . <조조>

▶ "속 터지네. 없는 돈에 프로축구 창단할 게 아니라 부채해결부터" . <퐁당퐁당>

▶ "야구팬들, 당신들은 삼성라이온즈 때문에 20년간 행복했으니 반대를 위한 반대를 거두시기를" .

▶ "배고픈 시민들에게 빚을 내 축구단을 만들어 준다고□ 월드컵 준비는 정성껏 손님을 맞이하면 족하다" . <금강산도식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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