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 - 북한 소재 영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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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 JSA〉가 그렇게 놀라운 성과를 얻은 것은 비단 북한을 소재로 한 데서만 기인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그 영화에는 북한을 소재로 하지 않았다면 결코 얻지 못했을 중요한 이슈들이 담겨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주에는 〈공동경비구역 JSA〉 이전에 있었던 북한 소재 영화들을 살펴봅니다. 북한을 생각해보는데 의미있는 작품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인샬라 ★★★☆

감독 : 이민용
주연 : 최민수, 이영애
출시 : 1997년 7월 1일

최민수가 조국을 사랑하지만 자유체제를 그리는 휴머니스트 북한 장교로, 이영애가 북한 장교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미국 유학생으로 출연했다.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1996년 하와이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나름대로 가치를 평가받은 작품이다. 이념 체제보다는 사하라 사막이라는 극단적인 배경 안에서 펼쳐지는 목숨 건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에서 유학중인 향은 친구들과 함께 배낭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일행은 알제리 국경에서 밀수범으로 오인 받아 억류되고, 남한이 알제리의 미수교국이라는 이유로 향 혼자만 구제되지 못한 채 타만라셋이라는 작은 마을에 갇힌다. 향은 그곳에서 아랍지역 혁명전사를 교육하는 북한 장교 한승엽을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 간첩 리철진 ★★★☆

감독 : 장진
주연 : 유오성, 박진희
출시 : 1999년 8월 6일

기존의 간첩에 대한 이미지를 재치 있게 전복시켜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독특한 대사들과 영화에 연극 연출 기법을 도입시켜 주목받은 장진 감독의 〈기막힌 사내들〉 이후 작품이다. 유오성은 덜 떨어진 간첩 리철진 역에 적격. 아마도 그가 없었으면 리철진 이야기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남한의 수퍼돼지 유전자 샘플을 입수하기 위해 북의 간첩 리철진이 동해안으로 침투한다. 하지만 리철진은 서울로 가는 택시 안에서 멀미를 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택시 강도에게 소지품까지 털린다. 졸지에 빈털터리가 된 리철진은 간신히 고정간첩 오선생과 한강 다리 위에서 접선하고, 어쩔 수 없이 오선생 집에서 기거하는 신세가 된다.

■ 쉬리 ★★★

감독 : 강제규
주연 : 한석규, 최민식, 김윤진
출시 : 1999년 8월 1일

비록 〈공동경비구역 JSA〉에 의해 그 흥행 신화가 깨지긴 했으나, 〈쉬리〉로 인해 세상은 많은 것이 변했다. 〈타이타닉〉의 흥행 기록을 넘어서는 한국영화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으며, 한국영화에서 북한이 얼마나 '유용한' 이야기 거리가 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볼 사람은 다 봤겠지만 혹시 안 본 사람을 위해 추천 목록에 끼운다.

국가 일급 비밀 정보기관 O.P의 특수비밀요원 유중원과 동료 이장길. 둘은 북한 특수 8군단 소속 최고의 저격수 이방희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결국 둘은 이방희가 국방과학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한 신소재 액체 폭탄 CTX를 확보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서둘러 연구소로 향하지만 이미 이방희가 담당 연구원을 살해한 뒤다.

■ 해병묵시록 ★★★

감독 : 이병주
주연 : 유영국, 김영일
출시 : 1995년 9월 1일

비교적 최근에 제작된 한국 전쟁 영화이나, 만든 노력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 죽음을 불사하는 해병대원들 간의 인간애를 그리고 있는데, 기존 반공영화 및 전쟁영화의 틀을 벗어났다는 평을 받았다. 전쟁의 실체를 되도록 정확히 알려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6.25 한국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52년. 휴전회담이 한창 진행 중일 무렵, 미정보국은 공중 정찰 결과 북한이 화학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몇 차례의 특공대 투입 작전에 실패한 미국은 불사조 같은 해병 1중대의 생존대원들을 지목해 특수훈련을 시키고 적지로 잠입시킨다. 북한에 투입된 해병대원들은 예기치 못한 해방구를 찾게 된다.

■ 스파이 인 노쓰코리아 In The Company of Spies ★★★

감독 : 팀 매드슨
주연 : 톰 베린저, 엘리자베스 알렌, 론 실버
출시 : 2000년 10월 6일

냉전체제의 첩보 영화 스토리라인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작품이지만, 북한이 소재라는 이유로 충분히 색다른 흥미를 준다. 헐리우드에서 속속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등장하는 것은 북한이 그 만큼 세계적인 이슈 거리임을 입증하는 것. 국내 영화들과는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 본 북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CIA요원 잭은 신분을 위장하고 북한 핵무기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북한에 잠입한다. 그러나 임무수행 도중 그가 북한 정보국 요원들에게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CNN을 통해 보도된다. 정보국 국장은 최후의 수단으로 케빈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작전을 함께 수행할 최정예 요원 벡험을 북한으로 파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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