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 난장판 속 승리

중앙일보

입력

SK가 난장판 속에서 LG를 꺾었다. SK는 20일 창원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4강전 2차전에서 1백20-1백8로 승리해 1승1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거친 파울로 얼룩진 경기였다.경기 내내 고의로 상대선수를 다치게 하려는 질 나쁜 파울이 속출했다. 그러나 두 팀이 기록한 총 58개의 파울 가운데 선수가 순순히 인정한 파울은 5개도 안됐다.

상대 선수가 너무 심하게 다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였다. 선수들은 경기가 중단되면 심판에게 몰려가 내가 당한 파울을 불어달라며 짜증을 냈다.

LG의 3점슛이 터질 때마다 창원체육관을 찾은 만원 관중이 내지르는 함성에 SK 선수들이 먼저 냉정을 잃었다.

지난 18일 1차전 당시 심판의 판정에 가장 불만이 컸던 SK 로데릭 하니발이 가장 흥분해 실수를 연발했다.

LG는 흥분한 SK 선수들을 자극하려는 듯 거칠면서도 영악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LG는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으로 3점슛을 1백개를 돌파한 조성원과 이버츠의 슛으로 2쿼터 4분을 남기고 54-43로 앞섰다.

SK에서 공을 집어던지는 등 난폭한 플레이를 하는 하니발을 진정시키려고 2쿼터 6분쯤 교체하려는 순간 하니발은 심판을 밀어제쳤다. 하니발은 곧바로 퇴장이 선언되자 경기장 바깥으로 나가면서 보조 전광판을 밀어 던졌다.

SK는 하니발이 퇴장당하자 위기감을 느끼고 집중력 있게 경기를 더 잘 풀어갔다. 포인트가드 임재현(23득점)이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했고 서장훈은 특유의 표정으로 심판을 비웃었지만 맞대응하지 않고 골밑을 계속 두드리며 총 45득점했다.

서선수는 LG센터 데릴 프루를 완전히 압도하며 플레이오프 국내선수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다.(종전 정재근 43득점). 재키 존스도 종료 직전까지 파울 아웃당하지 않고 버티면서 32득점했다.

LG는 3점슛 12개를 넣었지만 성공률이 39%에 그쳐 4쿼터 2분여를 남기고 1백6-1백8로 2점차까지 따라붙은 뒤 뒷심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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