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SBS 사극과 현대물로 한판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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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새 봄을 맞아 월, 화 드라마에 사극〈홍국영〉, 수, 목 드라마에 청춘스타들이 대거 포진한〈호텔리어〉를 새로 편성함에 따라 SBS와의 드라마 대결이 볼만하게 됐다.

〈아줌마〉의 후속으로 오는 26일부터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될50부작〈홍국영〉은 조선시대 영조 말기를 무대로 정조의 등극을 둘러싼 궁궐 안팎의 암투를 그려낼 작품. '사극의 대부' 김재형 PD의 지휘 하에 '월드스타' 강수연을 기용하며 최근 서서히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는 SBS〈여인천하〉에 대응 편성됐다.

타이틀롤을 맡은 김상경을 비롯, 정웅인, 이태란 등의 출연진이〈여인천하〉의 무게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작가 임충은〈야망〉,〈장희빈〉,〈일출봉〉등 수많은 사극의 극본을 써왔던 사극전문작가이며, 이재갑PD 역시 지난 91년〈동의보감〉을 연출하며 세간에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베테랑이니만큼〈여인천하〉와의 흥미로운 경쟁이 기대된다.

또 수, 목요일 오후 10시대에는 캐스팅하기 어렵다는 청춘스타들을 대거 기용한 드라마 2편이 맞대결을 펼친다.

먼저 SBS가 24부작〈아름다운 날들〉로 기선제압에 나섰다. 김종학 프로덕션이제작을 맡아 지난 14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이 드라마에는 이병헌, 류시원, 이정현, 최지우 등 인기절정의 젊은 연기자들이 출연하고 있으며, CF모델 출신의 새내기 연기자 신민아도 예상 밖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1회에서는 지나치게 빠른 상황전개와 우연의 남발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2회부터는 이장수PD 특유의 감성적인 화면이 살아나고 있는 상태. 1회와 2회 시청률이 각각 15.5%와 20. 9%를 기록하며, 호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서 MBC는 요리라는 색다른 소재와 신진연기자들의 신선함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던〈맛있는 청혼〉의 여세를 몰아간다는 방침 아래 오는 4월 4일부터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50분 20부작〈호텔리어〉를 방송한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호텔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드라마는 호텔 직원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가감없이 그려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이 드라마는 기울어져가는 '서울호텔'을 인수하려는 세력과이에 맞서는 호텔직원들의 대립이 주요한 축. 여기에 다양한 청춘남녀의 사랑, 개성있는 조연연기자들의 감초연기가 곁들여진다.

지난 99년〈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이후 1년 6개월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한 배용준이 냉정한 기업 사냥 전문가 신동혁으로 출연, 다시한번 '배용준 신드롬'을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해〈가을동화〉로 한껏 주가를 올린 송혜교를 비롯, 송윤아, 김승우, 허준호 등의 인기스타들이 등장해 시청자의 눈길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의 연출은 〈사춘기〉,〈복수혈전〉,〈왕초〉등 MBC의 화제작을 선보인 바 있는 장용우 PD가 맡았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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