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GA] 퀴니, 유럽무대에서 재기 다짐

중앙일보

입력

"프로투어 데뷔 무대라고 생각하고 있죠"

한때 타이거 우즈에 버금가는 골프 천재로 불렸지만 알코올 중독과 부상의 나락에서 운동을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던 행크 퀴니(25.미국)의 다짐이다.

퀴니는 98년 US남자아마추어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아마추어 최강으로 군림했지만19세 때 이미 알코올중독에 걸렸을 만큼 자기관리에 실패한데다 99년 에어캐나다 챔피언십대회 도중 왼팔에 큰 부상을 입는 바람에 팬들의 기억 속에서 조금씩 사라져가던 선수.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해 12개 대회에 참가했지만 지난해 바이런넬슨클래식에서 13위에 오른 것이 최고성적일 정도로 아마추어 때의 명성에 못미치는부진을 보였다.

여동생인 켈리 퀴니(24)도 95-96년 US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2연패하며남매가 함께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도 있었지만 켈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서 이미 1승을 거둬 오빠의 체면은 갈수록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하마터면 짧지만 파란만장한 골프 인생의 막을 내릴 뻔했던 퀴니는 이제유럽남자골프(EPGA) 투어에서 새로운 골프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퀴니는 16일 포르투갈의 마데이라에서 열리는 마데이라오픈(총상금 50만달러)에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 초심으로 되돌아가 재기를 노린다.

이제 왼팔에 별다른 통증없이 스윙을 할 수 있게 돼 예전 기량을 곧 회복할 것이라는 퀴니는 앞으로 우승보다는 EPGA와 PGA에 번갈아 출전하며 목표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왼쪽 어깨에서 왼팔까지 길게 나있는 흉터는 험난했던 인생 유전을 대변하는듯하지만 난관을 헤치고 최고의 골퍼로 거듭나려는 퀴니의 스윙이 힘차다. (마데이라<포르투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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