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무더기 등급하향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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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남윤호 특파원, 송상훈.김준술 기자] 일본 경제가 10년 불황에서 깨어날 줄 모르고, 미국도 경기 둔화세가 더욱 짙어짐에 따라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더뎌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올 들어 오름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도 최근 양국 증시가 추락하면서 동반 하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인 영국의 피치IBCA는 14일 도쿄미쓰비시.후지.산와 등 일본의 19개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 관찰 대상' 에 올려 놓는다고 발표했다. 향후 신용등급을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피치는 "일본의 경기침체로 은행들의 부실채권 문제가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아 자산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으며, 최근 주가 폭락으로 은행들의 손실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피치는 또 정부의 과감한 개입과 은행 영업환경의 극적인 변화가 없을 경우 부실채권 처리 문제는 계속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기업 도산이 줄을 잇고 있으며 경상수지 흑자는 줄고 있다. 민간 신용평가회사인 데이코쿠데이터뱅크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중 도산기업은 1천4백48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증가했다.

미국 경제도 둔화세가 심화하고 있다. 14일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1월 중 미국 기업들의 재고는 전달보다 0.4% 늘어 1조2천억달러를 기록했다. 소비심리가 여전히 미약한 것이다.

이로 인해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14일 5개월 만에 다시 10, 000선 아래로 밀렸으며 나스닥지수도 하루 만에 다시 2, 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는 15일 개장 직후 3백엔 이상 떨어지는 폭락세를 보였으나 309.24엔 오른 12, 152.83엔으로 마감했다. 정부는 일본 금융시스템 불안과 미국 증시 하락세로 야기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시장 및 금융기관의 자금 유출입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yh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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