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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저축은행 사태, 권력 부패 종합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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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이상득 전 의원. 모두 이명박 정부에서 ‘권력 2인자’로 불리던 이들이다. 두 명의 2인자란 존재할 수 없다는 듯이 내내 둘은 견제와 대립을 반복했다. 그런 이 의원은 이 전 의원이 검찰에 소환되자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국민은 부정부패에 분노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지금의 저축은행사태는 권력형 부패의 종합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이 정권이 끝나기 전에 명확히 밝혀내고 의혹 한 점 없는 조사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을 정조준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 4월에도 트위터에 “사람이 젊어서는 명예를 소중히 여기고 늙어서는 지조를 소중히 지켜야 한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바로 전날 이 전 의원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초청 오찬에서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할 때) 초선의 김문수·이재오 의원이 통제가 안 돼 애를 먹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하자 발끈했다. 이 의원은 이명박계 안에서도 강성의 비(非)박근혜 인사로 꼽힌다. 반면 이 전 의원은 내내 친박근혜 성향을 보여왔다. 이 전 의원은 박 전 위원장 초청 오찬에서 “박 위원장이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는데, 앞으로 당이 잘되고 대선에서 필승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한때는 합심했던 두 사람이 갈라서게 된 계기가 이른바 ‘55인 파동’이다. ‘55인 파동’이란 2008년 4월 총선을 한 달 앞둔 3월 한나라당 공천자 55명이 이 전 의원의 총선 불출마 및 정계은퇴를 요구했던 사건이다. 이 전 의원 측은 당시 이 의원이 55인 파동을 ‘배후 조종’한 한 축이었다고 보고 있다.

 당시 55인 파동의 주역이었던 쇄신파 김용태 의원은 본지에 “‘형님의 욕심’ ‘대통령의 우유부단함’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권력에 안주한 여당 의원들의 비겁함’이 오늘의 비극을 낳았다”는 글을 보내 왔다. 김 의원은 “형님 한 사람 때문에 경제위기 극복, 국격의 상승과 같은 업적은 사라지고 이명박 정부 전체가 역사적 실패로 기록된 데 대해 한없는 자괴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고 주장했다.

 박근혜계인 이한구 원내대표는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지난 정권 이후에 누적된 부정부패비리사건”이라며 “필요하다면 국회 정무위에서 청문회도 하고, 국정조사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선상에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도 올라 있는 만큼 국정조사를 해도 밑질 게 없다는 판단인 듯하다.

 민주통합당은 2007년 대선자금 문제로 확전을 시도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검찰이 이 전 의원에 대한 수사를 개인비리와 알선수재에 국한하려 한다”며 “이 전 의원과 정두언 의원에 대한 수사의 핵심은 2007년 대선자금의 조성과 사용처를 밝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저축은행비리조사 특위 간사인 송호창 의원은 “이번 수사는 ‘상왕(上王)정치’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한 수사가 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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