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2001주간리뷰 - 3월 첫째주

중앙일보

입력

1. black weekend

코리언 재팬리거들에게 있어 지난 주말은 하나같이 우울했다.

먼저 지난 10일 세이부전에서 요미우리 조성민이 보여준 피칭은 말그대로 '생애 최악'이라 할만했다. 8회 1사 1,3루의 위기에서 오카지마를 구원등판한 조성민은 2/3이닝 동안 6안타,2볼넷에 9실점(7자책)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이날 부진으로 조성민은 그동안 쌓아온 마무리로서의 입지가 크게 위협받게 되었다. 같은 팀의 정민태 역시 선발로 등판한 8일 주니치전에서 2이닝 3실점(1홈런 포함)의 부진한 투구를 보인데 이어 불펜으로 나온 11일 세이부전에서도 1이닝동안 2안타 1실점,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매경기 실점을 거듭하고 있는 정민태는 현재 방어율도 7점대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 나가시마 감독의 신뢰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다 정민철역시 7일 히로시마전에서 2이닝 1실점(홈런)한 이후론 등판기회조차 다시 얻지 못하고 있어 미래가 비관적이다.

주니치의 이종범 역시 지난주 주춤했다. 최근 이종범은 1군 라이벌인 언로와 티몬스의 컨디션을 맞춰주려는 호시노 감독의 작전때문에 좀처럼 선발출장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어 그동안 좋았던 타격감을 잃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그동안 가장 믿을만한 활약을 펼쳐왔던 오릭스 구대성 역시 11일 롯데전에 등판, 5이닝동안 8안타 3실점하며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구대성은 8안타를 맞으면서도 대부분 산발로 막아냈고, 6회의 3실점역시 빚맞은 불운의 3안타가 겹친 것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위안이었다.

2. 거인 대패

요미우리에게 있어 지난 10일의 對세이부전은 비록 시범경기이긴 했지만 팀 역사에 남을만한 大치욕이었다. 이날 요미우리는 8회 1이닝 동안 오카지마가 3연속안타로 1실점한데 이어 뒤이어 나온 조성민마저 집중타를 얻어맞고 침몰, 무려 10실점을 헌납하는 수모를 당했다.

요미우리가 이렇게 시범경기에서 한 이닝동안 10실점한 것은 91년 3월13일 다이요 투수진이 긴데쓰 타선을 맞아 1회에만 11실점한 이래 처음이었고, 요미우리의 공식전 역사에서도 97년 8월2일 한신전을 포함, 총 5번밖에 없었다.

3. 개막 투수들 출격 점검

각 팀의 에이스 투수들이 개막전 출격을 위한 최종 점검에 한창이다. 특히 센트럴보다 개막이 1주일 빠른 24일부터 시작되는 퍼시픽리그의 에이스들은 더욱 컨디션 조절에 열심이다.

먼저 세이부의 에이스 마쓰자카는 10일 요미우리전에서 7이닝 3실점에 삼진 6개를 잡아내면서 2년연속 개막전 등판을 확실히했다. 특히 이날 마쓰자카는 3회이후부턴 단 1안타만을 허용하는 위력투를 선보였고, 요미우리의 핵심타자인 마쓰이와 기요하라를 무안타로 압도해 더욱 돋보였다.

같은날 롯데의 에이스 구로키역시 오릭스전에 등판, 4이닝 무실점의 쾌투를 선보이며 개막전 선발로 맞대결할게 확실시되는 마쓰자카와의 일전을 대비했다. 이외에도 다이에의 나가이, 요코하마의 미우라, 야쿠르트의 이시이, 히로시마의 사사오카 등, 개막전 선발이 유력시되는 에이스들역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개막전 선발이란 영예에 다가서고 있다.

4. 나가시마 감독의 올시즌 테마

"올시즌은 패도(覇道)가 아닌 왕도(王道)를 걷고 싶다." 올시즌을 앞둔 나가시마 감독의 포부다. 그간 "긴 말하지 않고 올해는 우승이란 두글자를 향해 간다.(98년)", 초반 30시합에서 20승이상을 가져가고 싶다.(작년)" 등 항상 매시즌을 앞두고 우승에 대한 무조건적인 열망을 숨기지 않아왔던 나가시마 감독이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가시마 감독의 이런 변화는 작년우승의 영향이 크다. 해마다 최강 요미우리를 우승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려온 나가시마 감독이었지만 작년 우승으로 이런 부담을 덜었고, 감독자리역시 안정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 올시즌 요미우리 전력역시 타 팀을 압도할 만큼 강하다는 사실 역시 이를 가능케한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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