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철강 수입규제땐 日·EU와 연대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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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 미국이 한국산 철강제품에 '통상법 201조' 를 적용해 수입을 규제할 경우 철강 수출국인 일본.유럽연합(EU) 등과 연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黃본부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이 철강업계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수입규제로 풀려는 것은 잘못된 정책" 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사주면서 파는 정책을 펴야 통상 마찰을 피할 수 있다" 며 "통상 문제는 범정부 차원에서 대처해야 할 사안이므로 부처간 협조체제를 강화하겠다" 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국과의 지적재산권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서적.음반.소프트웨어의 불법 복제품 단속을 철저히 할 것을 수사 당국에 요청하고, 중국이 제기하는 무역 역조 해결 방안으로 중국산 유연탄.옥수수 수입을 늘려줄 것을 관계 부처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 지난주 로버트 졸릭 미국 무역대표부(USTR)대표가 의회에서 한국산 철강제품 수입규제 방침을 밝혔는데 대책이 있나.

"부시 행정부의 장관급은 임명됐으나 그 아래 실무 책임진이 아직 구성되지 않아 실제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두고봐야 한다. 뉴라운드 조기 출범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점을 들어 미국 정부와 의회를 설득하겠다. 그래도 조치가 취해지면 일본.EU 등 철강 수출국과 연대해 WTO에 제소하겠다. "

- EU는 한국 조선업계가 특혜 금융을 지원받아 덤핑 수주한다며 WTO에 제소할 뜻을 밝혔는데.

"저가 수주는 경쟁력의 문제다. 우리 업체가 기술.생산성 투자에 노력해왔음은 현장에 가보면 안다. 정부 보조금은 준 사실이 없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 "

- 자유무역협정(FTA)협상 상대인 칠레가 한국의 농산물 시장 개방이 충분하지 않다며 자동차.타이어 등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협상이 결렬되는 것인가.

"FTA는 양국간 교역에 관세를 없애 서로가 좋자고 하는 것이지만 필요에 따라선 예외 규정을 둘 수도 있다. 일부 농산품에 할당관세.계절관세 등을 부과하는 예외규정을 둘 수밖에 없는 우리 입장을 칠레에 충분히 설명했다. 칠레도 협정 체결을 안하거나 무의미한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2주 안에 칠레가 새 관세양허안을 보내오기로 한 만큼 이를 보고 판단할 것이다. "

- FTA의 첫 상대인 칠레와의 협상이 실패하면 우리 무역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텐데.

"세계적으로 인접국.이해국 간에 2백여건의 FTA협정이 체결됐고, 70여건의 협상이 진행 중이다. 우리가 이 대열에 끼지 못하면 기회를 잃게 된다. 농산물 때문에 칠레와의 협상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전체 품목이 아닌 사과.배.포도 등 일부 과일이 문제이므로 원만히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

차진용 기자chaj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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