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학] 논농사 직불제 뭔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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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농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값싼 수입품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떨어져 살림비용을 대지 못하는 농가가 전체의 40%에 이른다" 고 주장합니다. 정부는 이 때문에 올해부터 벼농사를 짓는 농민에게 보조금을 주는 '논농사 직불제' 를 시작합니다.

이 제도는 정부가 3년 이상 벼를 키운 논에 ha(약 3천여평)당 20만~25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어요. 농림부는 "논농사 직불제는 환경보호를 위한 것" 이라고 말합니다.

보조금을 받으려면 화학비료를 농촌진흥청 기준보다 적게 뿌려야 하고, 농약도 보건복지부가 농산물에 농약 성분이 남아 있어도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정한 기준보다 적게 써야 합니다.

정부는 올해 논농사 직불제를 위해 2천1백5억원의 예산을 마련했어요. 전국에 벼농사를 짓는 농가가 1백4만가구이므로 농가당 약 20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되는 셈이죠. 농민들은 이 돈을 갚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면 정부가 왜 예산을 들여 논에 보조금을 줄까요.

농가 소득이 자꾸 줄어들면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죠. 논은 여름에 물을 가두어 홍수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는 등 여러가지 공익적 기능이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논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직불제를 시행하는 것이죠. 정부는 벼농사 외에도 농업에 대한 직불제를 넓혀가기로 했습니다. 내년에는 산비탈 밭에서 농사를 짓는 산간벽지 농민에게 보조금을 주는 '밭농사 직불제' 도 실시할 예정이죠.

정부가 이처럼 직불제를 확대하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협정 때문입니다. WTO는 농산물 가격을 지탱하는 가격보조금은 금지하고 있지만 농가의 소득 안정이나 환경보호를 위한 직불제는 허용하고 있어요.

이철호 기자news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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