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팀결산 (28) - 캔자스시티 로열스

중앙일보

입력

두가지 희소식이 있었다. 유잉 카우프만의 사망 후, 7년 동안 공석으로 있던 구단주에 월마트의 창시자인 데이빗 글래스가 취임했다. 타선은 득점(879)
·최다안타(1644)
·타율(.288)
·에서 그들의 프랜차이즈 기록을 바꿔놓을 만큼 역대 최강이었다.

두가지 좋지 않은 소식이 있었다. 새구단주는 야구단에 자신의 돈을 쓸 의사가 별로 없어 보였다. 투수들은 타자들이 때린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상대타자들에게 얻어맞았다.

◇ Royal Hitters

저메인 다이(27)
·자니 데이먼(27)
·마이크 스위니(27)
·조 란다(31)
.

지난 시즌 로열스의 타선을 이끌었던 인물들이다. 특히 이들 모두 자체생산품이라는 데 기쁨은 더 컸다.

다이는 골드글러브와 함께 33홈런·118타점을 날리며, 96년에 있었던 '저메인 다이-마이클 터커'의 트레이드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오판이었음을 더욱 분명하게 했다. 데이먼은 136득점으로 아메리칸리그 득점 1위에 오름은 물론, 메이저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라는 찬사를 받았다.

스위니의 성공담은 더 흥미진진했다. 포수로 쓰려던 4년동안의 실험이 실패로 끝난 1999년, 로열스는 그를 트레이드 명단의 가장 윗 부분에 올려놨다. 하지만 때 마침 주전 1루수가 확실했던 제레미 지암비가 부상을 당했고, 그때부터 스위니는 1루수에 나서기 시작했다.

마침내 지난 해, 로열스의 인내는 타율 .333·29홈런·144타점의 '핵폭발'과, 3년간 1천500만달러라는 헐값의 재계약으로 보상받았다.

15개의 홈런을 기록한 란다의 파워는 3루수로서 결코 인상적인 수치는 아니었지만, .347의 스코어링포지션 타율과 .391의 클러치 타율은 매우 강렬했다.

◇ 카를로스 블루스

두 명의 카를로스가 있다.

지난 해 카를로스 벨트란(22)
과 카를로스 피블스(23)
는 각각 중견수와 2루수라는 수비부담 속에서도 92개의 장타(2루타+3루타+홈런)
와 161타??7도루를 합작해냈다. 그리고 1년 만에 그들의 성적은 41장타·73타??0도루로 떨어졌다.

99년 아메리칸리그의 신인왕인 벨트란은 2년차 징크스 이상의 실망을 안겨줬다. 그는 무릎 부상을 당했던 8월, 재활시설이 있는 플로리다로 이동하라는 구단의 지시를 거부해 큰 파문을 불러왔다. 그런 명령을 거스를 수 있는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나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
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이 더 필요하다.

피블스는 몸이 문제다. 지난해 그는 오른쪽 손목과 왼쪽 어깨, 오른쪽 발목의 복합 부상으로 62경기를 결장했으며, 이 부상들은 아직도 그의 몸을 떠나지 않고 있다. 올해 피블스는 데이먼이 떠난 1번을 맡아야 한다.

◇ 이어지는 전통

'최악의 불펜'이라는 로열스의 전통은 밥 분(현 신시내티 레즈 감독)
으로부터 비롯됐다. 95년부터 2년 동안 로열스의 지휘봉을 잡았던 분은 불펜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불펜의 대활약은 99시즌이 절정이었다. 이 해 로열스는 팀세이브(29)
보다 세이브실패(30)
가 더 많은 전대미문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 해도 마찬가지였다.(29세이브·26세이브실패)
단 방화의 주범만 제프 몽고메리에서 리키 보탈리코로 바뀌었을 뿐이다.

선발진도 다를 건 없었다. 최고의 기대주였던 호세 로사도는 5경기만에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고, 채드 더빈(8.21)
-제이 위타식(5.94)
-크리스 퍼셀(6.30)
은 상대타선의 샌드백이었다.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낸 제프 수판(10승 9패 4.94)
, 환상적인 전반기를 보냈던 스즈키 마코토(8승 10패 4.34)
, 케빈 에이피어의 보상선수인 블레이크 스테인(8승 5패 4.68)
정도가 그나마 초토화된 선발진을 지켜냈다.

◇ 고래 싸움에 새우등

최고의 리드오프라는 자니 데이먼(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을 잃었지만, 불펜의 선봉에 나설 로베르토 에르난데스를 구해왔다. 다이와 스위니의 장기계약에도 성공했다. 팜은 여전히 건실하며, 디 브라운·카일 스나이더·크리스 조지 등이 빅리그 승격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지구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라는 양대 산맥이 버티고 있다. 로열스가 현재의 전력으로 이들을 넘을 수 있는 가능성은 제로라 해도 좋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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