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주목 2001시즌 - (4) 마에다 토모노리

중앙일보

입력

79게임에 출장. 262타수 62안타, 13홈런 44타점에 타율 2할 3푼 7리... 그리고 부상으로 인한 시즌 중 전력 이탈.

히로시마 카프의 '올타임 외야수' 중 하나라 해도 절대 과장이 아닐 마에다 토모노리(前田 智德)의 지난 시즌은 본인은 물론, 팬들에게 있어서조차 그다지 유쾌한 기억은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2000 시즌의 전부가 나쁘지 만은 않았다. 시즌 초반엔 아무도 예상치 못한 파괴력으로 2위 그룹을 2배 가까운 차이로 벌리며 당당히 홈런 및 타점 1위로 나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성적을 바탕으로 마에다는 2할 9푼 6리의 타율에 10홈런 25타점의 성적을 올리며 센트럴 리그 4월 MVP로도 선정되기에 이른다.

중심 타자 에토의 이적, 개막과 함께 시작된 리드 오프 오가타의 부상, 동료 가네모토의 부진 (물론 시즌이 끝나는 순간의 성적은 3할 - 30홈런 - 30도루 였다) 등으로 팀의 타선을 거의 홀로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었던 마에다가, 타율의 손해를 감수하고 의도적으로 '큰 것 한방'을 노리는 스윙으로 일관했었던 결과였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5월부터 긴 슬럼프에 빠진 마에다는 급기야 올스타 브레이크 무렵, 부상으로 시즌을 마치고 말았다. '타격의 밸런스가 무너진 것'이 슬럼프의 요인이었던 것이다.

마에다는 올시즌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 있다. '용두사미'의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구단 트레이너와 함께 미국 피츠버그 대학 부속 병원으로 떠나 올시즌을 위한 컨디션 조절을 시작하며 부상 방지 및 재활에 힘써왔기 때문이다.

통산 타율 3할 3리로 현역 선수 중 요코하마의 스즈키 다카, 세이부의 마쓰이 가즈오에 이어 당당히 3위 (기준 2000타수 이상)를 달리고 있는 그에게 있어 올시즌의 의미는 남다르다.

일본 프로야구계에서 인정하는 통산 타율 순위 진입이 몇타수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해까지 3944타수를 기록했던 마에다는 통산 타율 순위의 기준인 4000타수에 불과 56타수 밖에 남지 않았다.

만약 현재의 타율만 그대로 지켜도 그는, 올타임 타율 순위에서 '푸른 배트' 오시타 히로시(大下 弘, 전 니시데쓰 라이온즈)를 넘어서 역대 12위에 당당히 랭크 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성적을 작성해 놓았다.

그러나 마에다가 늘 아쉬워 하는 점이 '딱 하나' 있기는 하다. 작년까지 통산 3944타수 1197안타를 기록했던 'A급 타자'였으나, 이제껏 프로 생활을 하면서 단 한번도 타격왕, 홈런왕, 타점왕 등에 오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통산 3할 이상을 쳐내면서도 (4000타수 이상 기준) 타이틀을 손안에 넣어 보지 못한 사상 단 두명의 선수 중 하나이다 (나머지 한명이 현재 최희섭을 발굴해낸 스카우터 레온 리이다).

4000타수 이상 타석에 들어서서 3할이라는 고타율을 유지한다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그러면서도 변변한 타이틀 하나 획득하지 못한다는 것 역시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마에다에겐, `94 시즌엔 당시 타격 1위의 파웰 (주니치)에 3리가 모자란 기록으로 2위를 차지하였고, `98 시즌에는 스즈키 다카 (요코하마)에 2리 모자란 기록으로 역시 2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 순위 기록이다.

때문에 올시즌의 목표는 일찌감치 '생애 첫 타격 타이틀' 획득이라 천명하였다. 그가 매년 보여 주었던 능력이라면 못할 것도 없는 목표일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에다에겐 늘 '부상'이라는 딱지가 붙어 다녔었다. 프로 12년차를 맞이한 그가 전경기를 소화해낸 시즌은 겨우 두번 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 반증인 셈이다. 그러나 적어도 100경기 이상 출장한다면 그는 매시즌 최소한 '3할 - 150안타 - 15홈런 - 65타점'을 쳐줄 수 있는 타자임을 여러 번 증명해 보인 바 있다.

중간에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던 `95, `2000 시즌과 데뷔 첫 두해를 제외하면, 나머지 7년간의 성적은 '3할' 7회, '150안타' 4회, '15홈런' 6회, '65타점' 7회 등으로, 큰 부상만 없다면 위와 같은 수치의 기록쯤은 꾸준히 작성해낼 수 있음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

그 때문인지 캠프가 시작 되기 전 야마모토 감독은 마에다에게 부상에 '특별히' 신경쓸 것을 주문하기도 하였다. 타격 능력에 있어서 만큼은 딱히 나무랄데가 없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마에다가 건강하게 `2001 시즌을 보낼 수만 있다면, 히로시마 카프의 상위권 도약은 물론, 마에다 본인의 '소망 성취' 또한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 마에다 토모노리 (히로시마 카프 / 90년 입단 / 우투 좌타)

(1) 생년 월일 ; 71. 6. 14
(2) 신장 / 체중 ; 175cm / 80kg
(3) `2001 시즌 예상 달성 기록 ; 통산 1200 및 1300안타 (현재 1197안타) / 통산 600타점 (현재 588타점) / 통산 600득점 (현재 582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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