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요 … 볼트, 자메이카 100m 선발전 2위 그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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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볼트가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올림픽 대표 선발전 100m 준결승전이 끝난 뒤 허리춤에 손을 올리며 여유를 부리고 있다. 하지만 볼트는 결승전에서 요한 블레이크에게 1위를 빼앗겼다. [킹스턴(자메이카) AP=연합뉴스]

0.11초가 모자라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100m 대표 선발전에서 9초86의 기록으로 런던행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올림픽 챔피언으로서는 자존심을 구겼다. 그의 훈련 파트너인 요한 블레이크(23)에게 1위 자리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미리 보는 런던 올림픽 100m 결승전’이라 불린 이날 경기에서 블레이크는 볼트에게 0.11초 앞선 9초7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개인 최고기록을 0.07초 앞당겼으며, 올해 볼트가 작성한 시즌 최고기록(9초76)을 0.01초 단축한 것이기도 하다. 볼트는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아사파 파월(30)은 9초88로 3위를 차지해 턱걸이로 런던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블레이크와 볼트의 공식적인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블레이크는 볼트의 훈련 파트너로 트랙에서 숱하게 같이 달렸지만 순위 싸움을 벌인 적은 없었다.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100m 결승에서 두 선수가 만났지만 볼트가 부정출발로 실격을 당했다. 볼트가 빠진 상태에서 블레이크는 우승을 차지했다.

 사상 첫 대결에서 볼트를 꺾은 블레이크는 경기 후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볼트는 나의 우상이다. 하늘 위를 걷고 있는 기분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여세를 몰아 올림픽에서도 볼트를 꺾고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말했다.

 볼트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스타트는 여전히 불안했다. 볼트는 다른 선수들보다 늦은 스타트로 초반부터 뒤처졌다. 막판에 스퍼트를 냈지만 블레이크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볼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와 막판 스퍼트 모두 다 좋지 못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큰 경기에 강한 볼트가 올림픽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 줄 수도 있다. 볼트는 이날도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3위로 들어오는 파월을 확인하는 여유를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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