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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女종업원들, '성형수술' 하려다가…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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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강모(34)씨는 강남 유흥주점 종업원들이 성형수술을 자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새 사업을 고안했다. 이른바 ‘성형대출’. 강씨는 대부업자를 물색한 후 성형외과 3~4곳과 중개수수료를 받기로 계약했다. 강씨는 홈페이지를 만들고 ‘뷰티론’이라는 상품명도 내걸었다. 뷰티론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유흥주점 종업원 269명이 1인당 500만~1500만원씩 대출받아 성형수술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강씨가 판매한 뷰티론은 27억6000만원어치. 강씨는 수수료로만 3억원을 챙겼다.

 대검찰청 불법사금융 합동수사본부는 지난 4월부터 무등록 고금리 사채업 등 불법 사금융 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60건을 적발하고 불법으로 대출을 중계한 혐의(사기 등)로 강씨 등 13명을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최대 연 1900%까지 이자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불량자들에게 허위 재직증명서를 발급해 시중은행에 전세자금 대출을 받도록 만든 후 대출금의 85%를 수수료로 챙긴 일당도 구속됐다. 이들은 가짜 회사를 만들어 재직증명서를 발급하고 허위 임대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시중은행을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챙긴 돈은 14억원.

 불법 사금융업자들이 노린 건 주로 정상적으로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신용불량자·유흥업종사자 등 사회취약계층이었다. 사채업자 강모(29)씨는 사납금 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택시기사를 상대로 연 120%의 고금리를 챙겼고 박모(46)씨는 경마로 빚을 떠안은 신용불량자들을 상대로 3만~30만원을 빌려주고 900%의 이자를 받았다.

 사채업자가 이자를 받으려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피해자가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었다. 안산에서는 조직폭력배 임모(35)씨 등이 불법도박장에서 사채를 빌려준 뒤 돈을 갚지 못한 이들을 각목으로 때리고 협박을 일삼아 결국 2명이 자살한 것이 밝혀졌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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