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특목고 탐방 ③ 용인외고

중앙일보

입력

용인외고 재학생들과 용인외고 진학을 꿈꾸는 두 중학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남다은양·서준원군·이영서양·박서우양·김철환군

▶내신성적·서류전형·면접 반영 점수 변화 ▶국제과정이 인문·자연과정보다 서류·면접 반영 비중 확대 ▶면접 질문의 수준이 2012학년 보다 심화.

2013학년도 입시부터 달라지는 한국외대부속용인외고(이하 용인외고) 입학전형의 큰 특징 세 가지다. 용인외고는 2013학년도 신입생을 1단계 내신성적(50점)과 서류평가(25점)로 모집인원의 2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는 1단계 누적점수(75점)와 면접점수(25점)을 합산해 최종 선발한다. 내신성적·서류전형·면접의 반영 점수 차이가 2012학년도보다 줄었다. 2012학년도 전형에선 1단계에서 내신성적(70점)과 서류평가(30점)로 모집인원의 2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누적점수(100점)와 면접점수(40점)로 합산했다. 용인외고 최종우교사(입학홍보부장)는 “내신·서류·면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보다 골고루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인외고 진학을 희망하는 박서우(서울 서일중 2)양과 서준원(서울신천중 2)군이 지난달 8일 용인외고를 찾아가 입학전형에 대해 물었다.

최 교사는 “상대적으로 지난해보다 서류평가의 비중이 커졌다. 특히 국제과정은 서류 심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기개발계획서에 자신의 실적(이력)만 나열하고 추상적인 단어로 채우면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2013학년도 입시부터 자율형사립고 신입생 선발에서 인성 평가가 강화된다. 학습계획서가 자기주도학습 영역과 인성 영역을 포함하는 자기개발계획서로 변경된다. 진로 계획과 독서 활동 영역이 자기주도학습 영역으로 통합되고, 봉사와 체험활동 영역은 인성 영역으로 확대된다.이에 따라 지원자의 인성을 평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최 교사는 “자신의 잠재력이 묻어나도록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인성 영역에는 봉사와 체험활동을 통해 배려심·타인존중 등의 덕목을 어떻게 갖췄고,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하면 좋다. 최 교사는 “글을 읽는 사람이 그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생생하게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사는 한 합격생의 사례를 들었다. “중학생 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공부방 운영 봉사 활동을 했다는 그 학생은 배우는 입장이었을 때는 몰랐는데 지도하는 입장이 돼 보니 자신이 얼마나 교사의 말씀을 잘 들었는지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어요. 그 결과 학생의 심리를 이해하고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했어요.”

“내신성적이 얼마나 돼야 합격권”이냐는 박양의 질문에 최 교사는 “합격자의 60%가 중학교 내신 성적이 전교에서 5%안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내신 성적이 중요하지만 높다고 합격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높을수록 유리한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내신은 지정과목 30점과 선택과목 20점을 반영해 산출한다. 지정과목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5개과목이며 선택과목은 지정 과목 5개 과목 중 2개를 선택하고, 수학은 필수로 선택해 총 3개의 과목을 반영한다. 수학은 지정과목과 선택과목에서 필수로 선택해야 하고, 선택 과목에서 또 선택이 가능해 최대 3번 반영이 가능하다. 따라서 수학과목의 내신 성적이 탁월하면 유리하다. 자연과정뿐만 아니라, 인문·국제 과정도 마찬가지다.

용인외고는 2011학년도부터 자연과학과정을 신설했다. 서군은 “지원서에 비교과 활동을 쓸 때 과정별로 차이가 있어야 하는지” 물었다. 최 교사는 “자신의 색깔을 나타낼 필요는 있지만 활동이 지원 과정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자연과정을 지원하는데 인문과정과 관련된 활동을 쓴다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중요하다. 요즘엔 융합형 인재를 선호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진로를 못 정해서 다양한 활동을 했다는 식으로 쓰지 말고 인문·자연에 모두 관심과 재능을 보였다는 것을 부각하라는 이야기다.

최 교사는 “국제과정의 경우 인문·자연과정에 비해 서류와 면접을 좀 더 비중 있게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과정의 경우 진로 설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학생이 이런 자세와 자질을 갖추었는지 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면접에서 어떤 질문이 나오느냐”는 서군의 질문에 최 교사는 “2013학년도 면접은 지난 면접보다 질문의 수준이 높아지고, 요구하는 답변도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입을 열었다.

면접은 15분 동안 지원과정별로 입학전형위원 3인이 팀을 이뤄 지원자와 질의·응답 하는 방식이다. 질문은 과정별 공통질문 4개, 개별질문 4개로 구성되는데 공통질문은 면접 전에 5분 간 미리 보여주고, 개별질문은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다. 최 교사는 “한 지원자가 자기개발계획서에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었다’고 써서 면접 때 관련 질문을 했다. 그런데 답변을 제대로 못했다”며 자기개발계획서와 면접에서의 솔직함을 강조했다.

2012학년도 면접 기출 질문과 합격생 답변

Q 당신은 일일교사가 됐습니다. 어떤 주제를 선정할 것인지 그 이유를 말해보고, 수업 진행 방식을 구체적으로 말해 보세요.

A 경제?언론에 대해 강의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축구 수업을 하겠습니다. 축구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이끌어 주겠습니다.

Q 기숙사 생활에서 룸메이트가 방 정리를 전혀 하지 않아 내가 매번 정리했지만, 룸메이트는 개선이 되지 않고, 고마워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말해 보세요.

A 저는 청소를 잘하는 편입니다. 대신 아침 잠이 많지요. 따라서 제가 청소를 더 하면 됩니다. 이분법적 사고를 하지 않으면 협력할 수 있습니다.

Q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위대한 과학적 발견이나 발명품이 무엇이며 이유를 설명해 보세요.

A 망원경입니다. 인간에게 멀리 있는 사물과 천체를 관측하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Q 우리 반 수업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고 가정하고, 본인이 반장이라면 어떻게 개선할건가요.

A 반 전체 수행평가 성적 향상 같이 성적을 위한 목표와 체육대회 3위 입상이란 목표를 정해 즐거운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김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