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원인 일부 규명

중앙일보

입력

인체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과 크로이츠펠트-야코브병(CJD) 같은 뇌질환을 일으키는 불용성(不溶性) 플라크로 변하는 과정이 규명돼 뇌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열렸다고 영국 BBC 방송이 8일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분자과학센터(OCMS) 연구팀은 신체 근육세포에 산소를 저장하는데 필수적인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을 온도와 수소이온농도(pH) 변화 등 다양한 환경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이 실험에서 미오글로빈 대부분이 전형적인 인체 단백질 형태인 조밀한 주름구조를 형성하고 일부는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신경질환 환자의 뇌에서 많이 나타나는 불용성의 실 같은 구조로 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단백질 대부분이 조밀한 주름구조를 형성하는 것에 대해 인체가 진화과정에서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질병을 유발하는 실 구조의 단백질 플라크가 형성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획득한 특성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노화나 유전자 변이, 유해물질 섭취 등으로 세포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생기면 단백질이 무해한 주름구조 대신 실 구조의 플라크가 생성되면서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뇌질환을 앓은 병력이 있는 가족의 단백질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몸에있는 주름구조 단백질은 보통 사람보다 불안정해 실 형태의 불용성 플라크를 더 쉽게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토퍼 돕슨 OCMS 소장은 "이 연구결과를 이용해 의약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 연구결과는 새로운 뇌질환 치료법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천연 단백질의 안정성을 높임으로써 질병을 유발하는 실과 같은 구조체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화합물을 만들 수도 있으며 뇌질환에 대한 유전자 치료법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