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워싱턴DC, 새벽을 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1면

충남 연기군(세종시) 남면 종촌리에 잇는 밀마루 전망대(높이 42m)에서 바라본 세종시 전경. 첫마을 아파트 단지와 아치 모양의 한두리 대교(금강2교)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두리 대교(880m)는 연기군 남면 나성리와 금남면 대평리 사이 금강에 놓였다. [사진=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시 출범(7월 1일)을 3일 앞둔 28일 연기군 남면 진의리. 한국의 워싱턴 DC로 불리는 세종특별시 핵심시설인 중앙행정타운 공사가 한창이다. 세종시는 충남 연기군과 공주시 일부, 충북 청원군 일부를 합쳐 총 465.23㎢(약 1억4000만 평). 서울 면적의 77% 수준이다. 현재 도시 건설이 진행 중인 곳은 중앙행정타운을 중심으로 72.9㎢(약 2205만 평)으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8.6배가 된다. 세종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2002년 9월) 수도이전을 공약한지 10년 만에 출범한다.

중앙행정타운에는 2014년 말까지 국무총리실 등 12개 중앙행정기관과 20개 소속기관이 이전한다. 이들 기관 소속 공무원은 총 1만452명이다. 중앙행정기관은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C’자 형태로 지어진다. 행정도시건설청 송기섭 청장은 “백악관을 중심으로 의회와 13개 정부부처가 밀집해 있는 워싱턴 DC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12만2340㎡의 터에 17개 개별 건물이 지상 4층부터 옥상까지 연결된 하나의 건물 형태로 건설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용의 형상을 띠고 있다.

정부청사 옥상은 대규모 ‘하늘정원’으로 꾸며진다. 하늘정원을 둘러볼 수 있는 산책로의 총 길이가 3.6㎞에 이른다. 중앙행정타운 공사는 모두 5단계로 나뉘어 추진되고 있다. 행정타운 건물 가운데 2008년 12월 처음 착공된 국무총리실(1만3026㎡)은 올해 4월 5일 준공됐다. 국무총리실은 9월부터 12월 사이 이사한다.

국무총리실 바로 옆에는 올해 말 기획재정부·국토해양부 등이 입주하는 건물(55391㎡·11월 완공)을 짓고 있다. 행정타운 주변에는 5∼6개의 박물관도 집중 배치된다. 스미스니언박물관·링컨기념관 등 박물관 10여 개가 밀집해 있는 워싱턴 DC를 벤치마킹했다.

중앙행정타운 국무총리실 바로 앞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호수공원(61만㎡)이 조성 중이다. 1341억원을 들여 내년 4월 준공된다. 공유수면만 축구장 62개 크기(32만5000㎡)로 일산호수공원보다 1.08배 크다. 이곳은 지난해 초만 해도 세종시 예정지에서 가장 넓은 들판(장남평야)이었다.

주민 임지철씨는 “행정타운과 호수공원 공사 진척 상황을 지켜보면 세종시 출범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행정타운에서 남서쪽으로 2㎞떨어진 곳은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있다. 아파트 단지 앞에는 금강이 흐른다. 지난해 말 입주가 시작된 세종시 첫마을이다. 첫마을에는 아파트 6520가구가 지어졌다. 1단계 아파트 2242가구에는 90%가 입주했다. 나머지 4278가구는 29일부터 입주한다.

첫마을 주민 이미영(39)씨는 “쾌적한 환경과 첨단 교육여건 등이 두루 갖춰진 살기 좋은 도시”라고 말했다.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에 3월 개교한 학교(4곳)는 모두 스마트 스쿨이다. 등·하교에서 수업까지 학교 생활 모든 과정이 전자 시스템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스마트 스쿨 구축에는 학교당 20억원이 쓰였다.

중앙행정기관 세종시 입주계획

● 2012년(6개):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농림수산식품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 2013년(6개):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가보훈처
● 2014년(4개): 법제처, 국민권익위원회, 국세청, 소방방재청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