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지도부 경선 내주 재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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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도부 경선에서 온라인 관리시스템의 오류가 발생해 투표가 중단된 통합진보당이 재투표를 실시한다.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모든 투표는 무효처리했다. 투표 기간은 선거가 중단된 시점(27일)으로부터 7일 이내에 치르기로 했다. 당 주변에선 다음 달 2일부터 7일까지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통합진보당은 28일 전국운영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비당권파 측이 맡았던 선거관리에서 오점을 남긴 탓에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사죄의 뜻으로 큰절을 했다. 그는 지난달 14일 혁신비대위 출범 기자회견에서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한다”며 큰절을 했었다.

 기존 투표 결과를 무효화하고 재투표를 하게 될 경우 비당권파 측 대표후보인 강 위원장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당권파 관계자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절박함이야 양쪽이 비슷하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수적·조직적 열세인 상황에서 재투표가 벌어질 경우 강 위원장이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당 주변에선 이번 당권 경쟁이 ‘상식’대 ‘생존’의 대결이란 말 을 한다. 비당권파는 유권자인 당원들에게 ‘상식’에 맞게 투표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지만, 옛 당권파는 이번 선거를 생존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옛 당권파 관계자는 “존재의 위기를 고민해야 하는 우리는 이번 선거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이석기 의원이 뽑힌 비례대표 선거에서 압승했듯이 바닥에 흩어져 있는 우리 조직은 늘 선거에서 강한 힘을 발휘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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