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충류에서 `장수유전자' 조작 성공

중앙일보

입력

회충의 일종인 간선충(桿線蟲)에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수명을 연장하는 특정 돌연변이 유전자를 만들어 냄으로써 `인간 장수 유전자''의 꿈을 밝게 하고 있다.

7일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하이디 티젠바움과 레너드 궈렌테 박사팀은 1㎜짜리 간선충의 유전자를 조작해 생성한 특정유전자 `Sir-2.1''이 보통 2주 밖에 살지 못하는 이 벌레의 수명을 3주까지 연장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간선충의 장수를 인간에 비교하면 수명을 약 50년정도 더 늘리는 것으로 비유했다.

연구팀은 효모와 단세포 생물에서 장수를 보장하는 변형 유전자 `SIR-2''를 찾아내기도 했는데 이번에 만들어 낸 `Sir-2.1''은 생체구조가 더 복잡한 회충류의 장수유전자인 셈이다.

연구팀은 "모든 생물체에서 노화 과정이 동일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영장류와 회충류의 장수 유전자 구조가 같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연구는 장수와 노화를 결정짓는 유전인자 중 특정부분이 공통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전자 분석작업이 사실상 완료된 과실파리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한 장수 유전자 연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자들은 사람에게 장수 유전자를 투입하는 실험이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더라도 연구성과가 신약개발이나 노화방지 치료에는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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