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흡연, 부인 폐암 위험 높다

중앙일보

입력

흡연 남편과 같이 사는 여성은 몸속에 폐암 유발 화학물질이 비흡연자의 부인보다 5∼6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미니애폴리스 소재 미네소타 대학의 암예방 전문가 스티븐 헥트 교수와 그 동료들은 미국립암연구소 회보 최신호에 게재된 보고서에서 "공기중에 확산되는 담배연기도 담배 자체내에 포함되어있는 모든 발암물질을 갖고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담배연기내 발암물질이 일반가정에서 흡연자와 함께 살고있는 사람들의 몸속에 흡수됨을 논증해주는 첫 보고서이다.

헥트 교수는 "다수의 보고서들이 이미 공중에 확산되는 담배연기와 암 사이의 연관성을 지적해왔지만, 우리 보고서는 이런 데이터에 대한 첫 생화학적 바탕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담배를 집에서 피우는 남편의 비흡연 아내 23명과 비흡연 남성의 비흡연 아내 22명의 소변을 분석한 결과 여성의 몸이 공기중의 폐암 유발 화학물질을 자신의 폐를 통해 흡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흡연자 부인들은 담배 관련 발암성 화학물질로 입증된 NNK의 신진대사 작용을 거친 물질인 NNAL과 NNAL-Gluc의 수준이 비흡연자와 함께 사는 여성보다 5∼6배나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술집 등에서 처럼 흡연이 빈번한 곳에서 일하는 비흡연자들이 간접흡연으로 폐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여러 보고서가 나온 바 있다. 그리고 흡연자가 있는 가정의 어린이들이 천식이나 기타 기관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보고서들도 나온 바 있다.

헥트 교수는 중앙난방이나 에어컨 시스템이 되어 있는 가정내에서의 담배연기는 집 전체로 확산된다고 지적하면서 "흡연자와 함께 살고 있는 여성이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문제의 흡연자에게 집밖으로 나가 담배 피우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