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상영관 '전국시대' 2002년까지 20곳 더 생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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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등에 대충 스무개 가까운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 이 생길 전망이다.서울과 수도권을 비롯 전국의 웬만한 대도시에는 복합상영관이 들어선다는 얘기다.

국내 처음으로 복합상영관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CJ엔터테인먼트의 CGV 독주체제에 동양제과의 메가박스가 도전장을 던진데 이어 롯데쇼핑도 극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3파전 형세를 띠며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 ·분당 ·인천 ·부산에 55개의 상영관을 확보하고 있는 CGV는 오는 7월 대전 문화동에 9개관을, 11 ·12월에 서울 목동(7개관) 과 구로(10개관) CGV를 각각 마련한다. 또 내년에는 서울 청량리와 수원 등에 상영관을 50여 개 더 확보할 계획이다.

CGV의 김홍선 사업부장은 “이미 선점한 사업분야인 만큼 그 여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해 확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5월 문을 열어 성공을 거둔 강남 메가박스도 내년 상반기까지 대구 칠성동에 11개관과 수원 시내에 5개관을 내기로 했으며 부산 ·광주 ·대전에 각각 10개관을 지을 예정이다. 메가박스는 이밖에 서울 영등포 ·신촌 ·창동 등에도 극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HBO 등 케이블 영화 채널을 소유하고 있는 동양제과는 앞으로 영화 제작 등 콘텐츠 사업에도 뛰어들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산 ·대전 ·광주에 20개 상영관을 갖고 있는 롯데는 ‘롯데 시네마’란 이름으로 체인을 넓혀가고 있다.극장을 백화점에 입주시키는 ‘윈윈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는 6월에 부산 서면(11개관) ,8월엔 울산 삼산동(8개관) , 내년 2월에는 창원(7개관) 에 극장을 열 계획이다.

롯데쇼핑의 시네마사업본부 이동호 마케팅팀장은 “백화점 안에 극장을 마련하면 백화점 고객과 극장 관객을 동시에 늘리는 작용을 한다”며 “당분간 영화 콘텐츠 사업은 하지 않고 극장 사업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어느 거점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특히 초기 투자비용이 큰데다 선점이 승부의 관건이기 때문에 경쟁은 갈수록 더할 것으로 보인다.

복합상영관의 확대는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현대식 시설에서 언제든지 맘에 드는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일단 긍정적이지만 기존 단관 극장들은 곳에 따라 존립의 위협을 느끼는 것도 현실이다.

충무로의 한 영화관계자는 “복합상영관은 영화 산업적인 측면 뿐 아니라 영화계로 봐서도 반길 일이지만 복합상영관의 영향을 받게될 기존 단일 상영관에 대한 대책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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