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자'…증시 '구원투수' 등판

중앙일보

입력

외국인들이 증시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예탁금이 8조원대를 간신히 지키는 등 개인들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외국인의 매수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외국인들은 7일 1천8백23억원의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난달 1일 2천66억원 이후 한달여 만에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였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기전자 업종에 1천3백64억원이 집중됐고 철강.금속(3백2억원)과 금융(1백88억원) 업종에 대한 매수세도 활발했다.

이날 외국인들의 매수 규모는 3천3백52억원으로 매도 규모(1천5백29억원)의 두배를 넘었다.

외국인들은 지난 6일 7백21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비롯, 지난주부터 현재까지 지난 5일 하루를 제외하면 소폭이나마 꾸준히 매수를 계속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일부 외국계 증권사가 한국에 대한 비중 축소를 권유하는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가 활발해진 점이 눈길을 끌지만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는 반응이다. 나스닥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이틀 연속 상승한 데 따른 기술적 매매 이상의 징후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까지 반도체주를 내다팔다 다시 사기 시작했지만 그동안 주가가 많이 떨어져 가격 메리트가 생긴 것도 아니다" 라며 "장기투자보다 나스닥과 연동한 단기 기술적 매매로 봐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외국인들이 갑자기 주식을 내다 팔아 지수 하락을 부채질하는 경우도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일본.대만 등 대체 시장이 모두 약세여서 외국인들이 한국 투자 비중을 낮추려 해도 마땅치 않다" 며 "나스닥 하락폭이 컸고 오는 20일 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기대도 남아 있어 외국인도 관망세를 보일 것" 이라고 전망했다.

나현철 기자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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