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상백서, 철강·자동차 등 한미 현안 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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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대표부는 6일(현지시간) 의회에 통상정책 백서를 제출, 자동차, 철강, 지적재산권 등 한미간 통상 현안을 제시하고 한국정부에 대응 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워싱턴무역관에 따르면 USTR는 이 백서를 통해 '한국 정부의 재정, 금융, 구조조정 정책이 경제에 대한 대내외 신뢰를 회복시켜 99년 10.7%에 이어 작년에는 9%의 고도 성장을 이룩하는데 기여했다'며 금융분야 등 개혁 이행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백서는 그러나 '자동차, 철강 등 산업 분야의 기업 구조조정 노력은 거의 결실을 못 거둬 교역 왜곡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서는 이어 한국과의 통상 현안과 관련, 자동차, 의약품, 영화, 화장품, 증류주, 쇠고기, 쌀, 오렌지, 감자 등 분야의 수입장벽을 거론하고 지적재산권 보호노력의 부족과 철강 덤핑 수출로 인한 미국의 산업 피해를 강조했다.

특히 자동차와 관련, 외국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을 지적한뒤 '외국산 자동차의 실제적인 시장 접근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획기적인 개선조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철강 분야에 대해서는 '지난 98년 미국 철강산업에 위기를 가져온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 급증은 근본적으로 한국 철강산업의 구조적인 왜곡에서 비롯됐다'며 '포항제철의 완전 민영화와 정부 영향력 배제, 한보철강 매각 등을 한국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백서는 밝혔다.

백서는 이와 함께 지적재산권과 관련, '저작물이나 음반 등에 대한 소급 보호가 지적재산권협정에서 요구하는 수준만큼 완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으며 특허와 상표권 보호를 위한 조치가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컴퓨터 프로그램 등 재산권 보호 관련법률의 개정내용에 대해 문제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통신시장에 대한 미국 투자가의 접근 보장, 스크린쿼터제 개방화 등 쌍무 투자보장 분야의 미해결 사항들을 백서는 현안으로 지적했다.

통상백서는 USTR가 매년 지난 1년간의 통상정책 성과를 평가하고 당해연도의 통상의제를 정해 의회에 제출하는 문서로 국별무역장벽보고서(NTE보고서) 작성에도 활용된다.(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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