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마지막 초읽기, 그리고 반집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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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준결승 3>
○·원성진 9단 ●·천야오예 9단

제13보(176~186)=중앙 한 점이 끊겼지만 백도 176, 178로 흑 7점을 잡았다. 19집 크기다. 흑 7점은 계산서가 바로 나오는데 백 한 점은 도무지 계산이 안 된다. 구경하던 프로들도 애매했던지 “비슷하다”고 말한다. 천야오예 9단은 흑이 이득이라고 봤기에 이 바꿔치기를 결행했을 것이다. 원성진 9단도 손해볼 게 없다고 봤기에 흑의 노림수를 예상하면서도 모른 척했을 것이다. 두 기사의 계산서가 달랐다. 마지막 초읽기 하에서는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계산서가 아니라 누가 이겼느냐다. ‘참고도’를 보자. 좌하 흑1이 반상 최대고 백은 중앙을 깎을 것이다. 여기서 집을 세어 보자.

 ▶흑 집=우하 26집, 우상 15집, 좌하와 중앙 37집, 합계 78집 ▶백 집=상변 58집, 좌하 8집, 우중앙 5집, 덤 6집 반, 합계 77집 반.

 미세하다. 반집 승부다. 백이 선수지만 패의 변수가 숨어있다. 백엔 흑이 A, B로 찌른 뒤 넉 점을 끊는 패가 심각하다. 백도 C의 패를 이긴 뒤 D로 들어가는 패가 있다. 바둑판이 거의 메워졌는데도 형세는 눈터지게 미세하고 변화는 첩첩이다. 마지막 초읽기는 불같이 쫓아와 더욱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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