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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그늘 깊은 토지ㆍ전원주택…그래도 수익형은 인기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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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기자]

땅 전문가들은 요즘 토지시장의 형편을 두고 "새벽 호랑이 같다"고 말한다.

새벽 호랑이는 낮 동안 맹렬히 활동하다가 새벽 녘 깊은 산으로 돌아가는 호랑이다. 세력을 잃고 물러나는 형국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속담이다.

토지시장은 2005년 이전까지는 비교적 뜨거웠지만 이후엔 차갑게 사그라들었다.

올 하반기 역시 이같은 침체 장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토지시장의 체력이 완전히 방전돼 당장 원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원·레저시장의 경우에는 실수요 중심의 시장 재편 가속화가 예상된다.

크기가 작아 비용부담이 적은 소형과 수익형 전원·레저 상품의 인기는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 올 하반기에도 소형 전원주택시장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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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시장 '곳에 따라 맑음'

하반기 토지시장의 기상도는 '흐림, 곳에 따라 맑음'이다. 실물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수요 위축으로 전반적인 침체 장세가 예상되지만 개발 재료가 있는 여기저기서 폭발 가능성은 어느 정도 잠복해 있다.

물론 가장 큰 변수는 실물 경기 회복 여부다.

연초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올해 토지시장을 '상저하고'(上低下高 )로 점쳤다.

국내 경기가 상반기에는 선진국 경기부진 등으로 1% 미만의 저성장이 예상되지만, 하반기 들어서면 유럽 재정위기 해결방안이 구체화되면서 점차 회복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부동산시장도 이와 비슷한 궤적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좀처럼 유럽 재정 위기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토지 등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먹구름도 갈수록 짙어지는 분위기다.

국내 경제 성장 기조도 '고성장' 기조에서 '저성장' 기조로 완전히 돌아선 것도 하반기 토지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과거 경제가 고성장을 추구하던 산업화 시기의 땅 투자 전략은 사실 간단했다. 개발호재가 풍부한 요지의 땅을 사놓고 기다리면 됐다.

그러면 하루가 다르게 땅값이 올라 짭짤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안겨 줬다. 토지시장도 호황을 구가했다.


하지만 요즘엔 얘기가 달라졌다. 땅값을 끌어올리는 가장 큰 동력으로 꼽히는 신도시 등 초대형 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땅 투자 수요가 확 줄었다.

투자 수요가 빠져 나가면서 땅 거래가 감소하고 땅값도 하향 안정세를 찾아가는 추세다.

이는 'SOC 예산 축소' '복지 예산 확대'라는 정부 정책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정부로선 철도·도로 등의 기반시설에 투자해야 할 예산을 복지로 돌리다보니 예전처럼 통 크게 SOC 개발사업을 펼칠 수 없는 입장이다.

정부가 최근 주변 토지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신도시 개발 중단을 선언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보통신(IT) 기술의 발달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정부는 현재 한국토지정보시스템(KLIS)과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이라는 부동산시장 감시 프로그램을 상시 가동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토지시장에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보이면 곧바로 조사에 들어간다.

투자 목적의 묻어두기식 '시세차익'형 땅 투자가 그만큼 어려워진 것이다.

다음·구글·네이버 등의 첨단 지도검색 시스템도 부담이다. 일부 일선 자치단체에서는 이들 지도 검색 시스템과 자체적으로 제작한 토지정보통합도를 연계해 만든 지적편의시스템을 이용, 농지나 임야의 불법 전용 사례를 적발하기도 한다.

정부 감시 기능이 강화된만큼 토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는 예전보다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제3의 권력이라는 환경단체의 대두도 토지시장에 끼치는 영향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세종시 행정구역 확대 등 굵직한 개발 재료가 있는 지역은 그래도 땅값이 들썩이며 투자수요를 불러들일 가능성이 크다.

12월로 예정된 19대 대통령 선거도 변수가 된다. 후보들의 가장 큰 목표는 뭐니뭐니해도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이다. 대통령에 당선되려면 무엇보다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경기 부양책만 한 게 없다. 경제를 살리려면 경기 부양의 키를 쥐고 있는 건설·부동산산업이 무너지는 걸 팔짱끼고 구경만 하기는 어렵다.

선거철만 되면 백화점식 토지개발 계획이나 땅 규제 완화 대책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 카라반 캠핑장 등 수익형 전원.레저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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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반 캠핑장 등 인기 끌듯

전원주택·레저시장은 올 하반기에도 소형 상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전원주택의 경우 33㎡형 안팎의 미니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허가가 상대적으로 쉽고 보유 부담도 덜해서다.

유형별로는 컨테이너하우스, 이동식 목조주택 등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레저시장의 경우 매월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카라반 캠핑카 캠핑장 등의 수익형 상품을 노려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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