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 정신 기리는 기획 더 늘려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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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호 34면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위해 피땀을 흘린 애국자들의 헌신을 기리는 달이다. 6월 첫 신문인 3일자부터 이에 관한 기사가 실렸는지 관심 있게 보고 있었다. 현충일이 지난 후인 10일자에서도 전혀 못 보다가 17일자에야 드디어 발견했다. ‘빠삐용’ 국군포로 김성태의 북한 탈출기였다. 반갑기는 했지만 열린 보수를 지향한다고 하는 중앙SUNDAY로서는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2년, 휴전이 된 지 59년째인 지금도 일부 대학생은 남침과 북침을 혼동하고 있다. 중심을 못 잡고 있는 것이다. 북침이라는 이유는 북쪽에서 쳐들어왔기 때문이라는 엉뚱한 논리도 전개한다. 안보교육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의 책임도 있지만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언론 책임도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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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다. 나는 1980년대 말 미국 워싱턴DC에서 근무했다. 당시 한국전 기념비 건립 부지 선정에 대해 현지 유명 일간지에 스틸웰 전 주한 미군사령관의 불만이 실린 적이 있다. 왜 숭고하게 기려야 하는 기념비를 공원 마구간 자리에 세워야 하는가에 대한 지적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논의되던 그 자리에 세워지긴 했지만 아직도 그 기사가 잊혀지지 않는다. 또 한국전 기념비 입구에는 ‘자유는 거저 얻는 것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있고 기념비 공원 안에는 ‘한 번 만난 적도 없는 국민과 알지도 못하는 나라를 지키려고 국가의 부름에 응했던 아들과 딸들에게 국가가 감사드린다’는 글이 새겨 있다. 호국보훈에 대한 인식이 우리와 너무나 차이가 난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종북 세력들이 그들의 민낯을 공공연히 드러내기 시작한 19대 국회를 보면서 우리는 호국보훈의 차원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역사를 다시 쓸 수는 없다. 그러나 실패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 이런 역할을 중앙SUNDAY가 해줬으면 한다. 6월이 가기 전에 국립현충원에 끝없이 펼쳐져 있는 국가를 위해 산화한 장병들의 묘역도 이 코너에 실리기를 기대한다.

물론 이번 주 중앙SUNDAY도 나를 실망시키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1면보다도 2면이 더 돋보였다. ‘종북 논쟁이 국가 정체성까지 위협하나’라는 제하의 사설과 김종혁의 세상탐사 ‘한국, 그리스 꼴 안 당하려면’ 등은 시사성이 있으면서도 정확하게 문제의 정곡을 찔러줬다. 국가 정체성을 부인하는 종북주의자에 대한 강한 비판과 그리스 사태의 예를 들어 자기 이익만 챙기는 정치인을 지적한 시의적절한 내용이었다.

‘북한이 중 어선 나포한 까닭’을 북한과 중국 간의 해상경계선 문제로 설명한 기사는 전문적인 지식의 제공은 물론 통일 후의 상황까지 미리 대비해야 되는 이유를 일깨워준 깊이 있는 기사였다. 이번에도 내게 미소를 머금게 해준 글은 역시 S매거진의 ‘인생은 즐거워’였다. 복권 사는 것이 떳떳하지 못하게 보일까봐 걱정하면서도 당첨되면 이 돈을 어디다 쓸까 생각하는 게 어찌나 적지 않게 나이를 먹은 내 생각과도 같은지…. 이번 주엔 나도 ‘복어(福魚)’ 먹고 복권이나 사볼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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