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칼 립켄 '올해도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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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은 은발이 됐다. 며칠 전 다친 갈비뼈가 욱신거린다. 때론 가볍게 달리는 것조차 숨가쁘다.

그러나 칼 립켄 주니어(41.볼티모어 오리올스.사진)는 멈추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오리올스 유니폼만 입었던 립켄은 성실함으로 유명하다. 지난 15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에서 다이빙 캐치를 하다 갈비뼈를 다쳤지만 통증을 참아가며 27일에도 훈련을 계속했다.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40세를 넘긴 립켄은 올해 남다른 각오로 시즌을 맞이한다. 그동안 나돌던 은퇴설을 일축한 그는 "매 시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한다" 며 "부상이 없다면 체력이 닿는 한 가급적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 고 밝혔다.

21년 야구인생에서 립켄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는 1982년부터 98년까지 17년 동안 2천6백32경기 연속 출장 대기록을 세워 '철인' 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82년 신인왕에 이어 83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도 얻었다.

지난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24번째로 3천안타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립켄에게 기록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99년 등의 통증 때문에 연속 출장 기록을 스스로 끝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무모한 일에 도전하려는 선수가 또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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