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에 소외되어 그동안 감각의 스포츠에 머물러 있던 테니스가 새롭게 진화 중이다.
바볼라트사는 최근 프랜치오픈에서 새로운 라켓을 선보였다. '바볼라트 플레이 앤드 커넥트 (Babolat Play and connect)'라고 불리는 이 라켓은 컴퓨터 칩이 내장되어 있다. 겉보기에 일반 라켓과 다른 점은 거의 없다.
내년에 시판될 예정인 이 라켓은 손잡이에 컴퓨터 칩이 내장되어 있어서 모든 플레이 정보가 담긴다. 그 정보는 컴퓨터 스마트 폰 태블릿에 무선으로 연결된다. 플레이어는 데이터를 동료나 프로선수들의 것과 비교하여 플레이어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기량을 개선 할 수 있다. 이 라켓은 더 크고 더 가벼운 라켓이 아니라 테니스를 즐기는 플레이어의 실력을 키워 줄 새로운 라켓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동안 프로선수부터 로컬 플레이어까지 모든 플레이어들은 "손에 전해지는 느낌이 좋다" 혹은 "오늘은 컨트롤이 잘 안된다"는 식으로 표현해 왔을 뿐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드디어 첨단 기술이 라켓에 결합되어 정확한 대답을 제공하게 됐다. 고속 카메라나 소프트웨어로 찾지 못했던 원인을 찾을 수 있게된 것이다.
바볼라트 라켓은 초보자부터 프로선수까지 모든 테니스 플레이어에게 적용된다. 게임으로 부터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이 라켓은 3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정보 제공이다. 이 라켓은 실시간으로 플레이어의 게임정보를 수집한다. 예를들어 포핸드 백핸드 서브 등의 스트로크 볼 스핀 볼이 라켓에 맞는 위치 서브 스피드 등 게임과 관련된 정보를 모은다. 게다가 게임시간 등 플레이어의 부차적인 데이터까지 수록한다.
둘째 실력 증진이 가능하다. 플레이어는 목표를 세우고 매일 매일 매주 매달 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다. 수집된 정보은 코치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된다. 수록된 게임정보를 비교 분석하여 과학적인 교정이 가능하다.
셋째 공유가 가능하다. 소셜 네트워크에 데이터를 포스팅할 수 있다. 또 친구나 동료 플레이어와 게임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
'골든 슬램'을 달성하고 '클레이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라파엘 나달은 "플레이 앤드 커넥트 라켓은 대단한 툴이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라켓에 적용하여 내가 플레이하는 게임의 모든 정보를 수집한다. 게임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로서 신기원을 이뤘다"고 말했다.
테니스 산업 협회에 의하면 작년 라켓 판매율은 전년대비 10%감소 했으며 수익도 8% 감소 했다. 윌슨사의 관계자는 "라켓은 혁명적인 발전대신 점진적으로 개선되어 왔다"고 말했다. 헤드의 사이즈나 우드에서 그래파이트 섬유로 재질이 바뀌는 정도였다.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 사이 소재의 변혁과 오버사이즈 라켓은 테니스 붐을 일으키는데 일조 했다. 플레이가 쉬워지자 테니스 인구가 급증했다.
그 이후로 두꺼운 라켓 롱바디 라켓 등으로 진화해 왔지만 또다른 테니스 열풍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은 플레이어의 기량을 과학적으로 교정해 줄 수 있는 쌍방향 바볼라트 라켓이 답보상태에 있는 테니스 산업의 숨통을 틔워줄 돌파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호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