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앨런비, 연장전에서만 3승

중앙일보

입력

로버트 앨런비(호주)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3승을 모두 연장전 승리로 장식했다.

앨런비는 26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리비에라골프장(파71. 6천987야드)에서 열린 닛산오픈(총상금 34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8언더파276타로 이사와 도시미쓰(일본), 브랜들 챔블리, 제프 슬러먼, 봅 트웨이, 데니스폴슨 등 5명과 벌인 연장 첫홀 버디로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해 모두 연장전에서 2승을 거둔 앨런비는 이로써 투어 3승을 모두 연장 승부끝에 올리는 이색 경력을 갖게 됐다.

6명이 연장전을 벌인 것은 지난 94년 바이런넬슨클래식 이후 두번째이나 당시는 비로 36홀밖에 치르지 않아 정규 경기후 연장전 6명은 PGA 투어 사상 처음이다.

또 앨런비는 닛산오픈 75년 사상 최초의 호주 출신 우승자로 이름을 남겼으며 첫날 2오버파 73타를 치고 정상에 오름으로써 올해 PGA 투어에서 1라운드 성적이 가장 나빴던 우승자가 되는 진기록도 세웠다.

3라운드까지 7언더파 공동 2위로 4라운드에 나선 앨런비는 단독선두를 질주하던 데이비스 러브 3세가 4타나 뒷걸음치는 바람에 선두에 올라선 뒤 맹렬하게 타수를줄인 5명의 '추격자'와 연장 승부를 펼쳤지만 간단히 연장 첫홀에서 승부를 갈랐다.

9언더파 단독 선두였던 앨런비는 18번홀에서 드라이브샷과 어프로치샷 실수가 겹쳐 보기를 저질러 연장전에 돌입하자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듯 드라이브샷을 안전하게 페어웨이에 올리고 우드로 친 세컨드샷을 핀 1.5m에 붙여 우승을 예고했다.

6명 가운데 2타만에 그린에 공을 올린 선수는 앨런비와 트웨이 뿐이었고 트웨이의 버디 퍼팅이 짧아 홀에 미치지 못한 것을 확인한뒤 앨런비는 가볍게 버디 퍼팅을홀에 떨궈 61만2천달러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2위 그룹에 3타 앞서 마지막 라운드에 돌입, 올 시즌 첫 2관왕이 유력하던 러브3세는 마지막 4개홀에서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로 무너지는 뒷심부족을 드러냈다.

공동 8위에 머문 러브3세는 그러나 이 대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웨스트코스트스윙(서부지역대회) 종합 1위에 올라 보너스 상금 50만달러를 받아 위안으로 삼았다.

타이거 우즈는 이븐파 71타로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해 합계 5언더파 279타로 공동 13위에 머물며 '톱10'에도 들지 못했다.

우즈는 올해 8개 대회에서 단 1승도 따내지 못해 14개 대회 무승 행진을 벌였던 98년~99년 시즌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우승 갈증에 시달렸다.

또 최경주는 버디 4개를 잡았지만 보기 3개로 1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2언더파 공동 33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건부 출전권 선수 가운데 대기 순위 47번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최경주는 그러나 이번 대회까지 결과를 합산해 다시 조정하는 대기순위가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PGA는 시즌을 5분기로 나눠 5분기마다 대기순위를 다시 조정하며 최경주는 5차례 대회에 출전, 모두 컷오프를 통과하는 등 좋은 성적을 올려 순위 상승이 기대된다.

이날 최경주는 드라이브샷과 아이언샷의 난조로 그린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퍼팅이 비교적 호조를 보여 하위권 추락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한편 PGA 투어 대회는 서부 지역 대회를 마감하고 이번주말인 다음달부터 플로리다로 옮겨 8개 대회를 거푸 열게 된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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