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전지구 아파트 분양·입주지연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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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로 예정됐던 경기도 용인 죽전택지개발지구 6천여가구의 아파트 분양이 최소 1년 이상 늦어질 전망이다.

용인시가 이 일대에 15만톤 규모의 대형 하수처리장을 건설한다며 토지공사가 택지개발사업 일정에 맞춰 추진 중인 죽전하수종말처리장 실시설계를 전면 백지화하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용인시 하수종말처리장은 빨라야 2005년께 완공될 전망이어서 그 이전에 아파트를 지어봤자 입주가 불가능하다. 관련업계는 하수종말처리장 완공시점과 맞추려면 빨라야 내년 상반기께 아파트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분양을 기다린 수요자들은 청약계획을 다시 짜야 하고, 이곳에 땅을 산 주택업체와 주택조합들은 수백억원의 자금이 묶이게 될 판이다.

토지공사는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기 전에 죽전하수종말처리장 설치를 끝낸다는 조건으로 지난 5일 경기도로부터 택지개발 실시계획승인을 받았다. 이에 맞춰 4개 주택조합과 5개 건설업체들은 아파트 분양시점을 상반기로 잡고 부지조성공사를 착수하고 사업승인도 준비했으나 하수종말처리장 완공이 늦어지게 돼 사업일정을 수정해야 할 처지다.

토지공사 용인사업단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시기인 2003년 12월까지 하수종말처리장 완공을 위해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었으나 용인시가 뒤늦게 대형하수처리장을 직접 건설하겠다고 나서 실시계획을 중단했다" 며 "택지사업 일정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고 말했다.

용인시가 하수처리장을 짓기 위해서는 용역.설계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2천여억의 재원 확보도 쉽지 않아 빨라야 2005년에야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건설에는 2~3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은 최소 1년 이상 늦어지게 된다.

용인시 윤성환 건설환경국장은 "정확한 규모나 입지 등은 정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감사결과 대규모 하수처리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며 "죽전지구 일대가 적절한 위치로 추정돼 토지공사에 관련 시설 건설중단을 요청했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택조합과 건설업체들은 땅값 이자 등 수백억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3차주택조합 관계자는 "4개 주택조합 3천여명의 조합원들이 내는 이자만 연간 2백억여원에 달한다" 며 "지난 1997년 조합이 구성돼 수년간 사업이 늦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수백억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고 말했다.

죽전지구에는 총 1만4천여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는데 조합원 분을 뺀 일반 분양분 중 5천9백가구는 상반기, 나머지 5천여가구는 내년 6월께 각각 분양할 예정이었다. 조합주택 3천여가구 조합원은 대부분 모집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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