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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2001 전력분석(2) - 세이부

중앙일보

입력

"지금까지 우승하겠다는 말은 거의 한적이 없다. 하지만 올시즌 만큼은 기필코 우승하겠다. 약속한다."

올해로 감독 7년째를 맞는 히가시오 감독에겐 이젠 우승이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어보인다. 최근 4년동안 세이부를 리그우승 2회(97.98년), 2위 2회(99,2000년)로 이끔과 동시에 세이부에 역대최초로 19년 연속 A클래스(1~3위)란 대기록을 선사한 히가시오 감독이지만 올시즌을 마치고 그에게 돌아온 것은 경질설 뿐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그동안 세이부의 전력은 우승해야 마땅한 전력이었음에도 최근 2년간 번번히 다이에에게 우승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투수왕국의 명과 암, 그리고 과제-

세이부는 적어도 퍼시픽리그에선 결코 2등으로 만족할 수 없는 전력을 갖춘 팀이다. 세이부가 80년대 이후 줄곧 강팀으로 군림할수 있었던 원천은 투수력이었다. 그리고 올시즌 역시 세이부가 우승을 공헌하는 가장 큰 근거도 바로 이 투수력에서 찾을 수 있다.

일단 마쓰자카,니시구치,이시이,도요타,니시자키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양에서나 질에서나 퍼시픽에선 동급최강이다. 여기다 데니,하시모토로 이루어진 계투진도 건실하고 지난해 드디어 마무리로서 가능성을 확인한 모리 역시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지난해 퍼시픽리그가 심한 타고투저에 시달였음에도 세이부가 유일하게 팀방어율 3점대(3.68)를 지켜낼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두터운 투수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올시즌 들어와 세이부 투수진은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메이저리거 출신 미구엘 델토르를 영입, 투수진을 더욱 공고히 했고 신인 오누마나 미쓰이도 즉시전력감으로 기대받고 있다.

여기다 작년 다소 기대에 못미쳤던 마쓰자카가 더욱 성숙해진 투구를 선보일 것이고, 작년 시즌 중의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펑크냈던 니시구치나 이시이도 부상에서 완쾌된 모습으로 시즌에 임하고 있어 올해도 투수력의 초강세가 예상된다.

수비에서도 세이부는 안정감을 갖추고 있다. 이토와 나카지마가 지키는 안방도 믿을 만하고 내외야수비 역시 모두 안정적이다.

이렇듯 세이부는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투수력(수비력)에서 리그의 다른 팀들을 압도하고 있지만 그래도 세이부의 우승선언은 센트럴의 요미우리 만큼의 확신을 주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그 이유는 (요미우리와 달리) 세이부가 투타밸런스에 치명적인 불균형을 노출하기 때문이다. 세이부가 2년연속으로 우승을 놓치고, 특히 작년엔 10승투수 하나없는 다이에에게 패한 원인도 다름아닌 타격에 있었다.

따라서 올시즌 세이부 우승의 열쇠는 지난시즌 팀타율,팀홈런,팀안타에서 모두 꼴찌를 차지한 타격이 얼마나 부활하느냐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세이부도 여느팀처럼 마쓰이나 페르난데스와 같은 확실한 타자를 가지고는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한두명의 활약이 아니라 전체적인 타선의 짜임새다. 즉 다른 타자들이 얼마나 받쳐주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시즌 세이부 타선의 운명은 지난 2년간 실망스러웠던 스즈키와 가케우치의 장타력과 오토모,오제키의 기동력이 얼마나 살아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여진다.

최근 몇년간 용병때문에 골치를 썩어온 세이부가 올해 메이저출신 파워히터 알렉스 가브렐라를 영입한 이유도 장타력 강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수비적인 측면만 놓고 볼 때, 세이부는 충분히 강한 팀이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2등 밖에 못한다는 것을 세이부로선 지난 2년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결국 얼마나 세이부 타선의 응집력과 기동력이 살아나서 기존의 투수력과 조화를 이룰수 있느냐가 3년만의 우승탈환 여부를 가름할듯 싶다.

○포지션별 주요선수○
- 선발투수: 마쓰자카,니시구치,이시이,도요타,니시자키,슈밍치엔 등
- 불펜투수: 하시모토,데니,도이,기무라,모리 등
- 신인투수: 델토르,오누마,미쓰이 등
- 포수: 이토,나카지마
- 내야수: 스즈키(1루),다카키 히로유키(2루),페르난데스(3루),마쓰이(유)
- 외야수: 오토모(중),오제키(우),가케우치(좌)
- 지명타자: 가브렐라,다카키 다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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