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카페서 학점 따고 … 스포츠플라자서 체력 다지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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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기술대는 중소기업 밀집지역인 반월·시화산업단지에 위치해 있다. 교통편도 상대적으로 불편하다. 하지만 재학생들은 학교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 학생복지가 탄탄하고 One-Stop Life가 가능한 호텔 수준의 생활관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 대학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독특한 문화생활도 기다리고 있다.

생활관은 기술혁신파크(TIP) 7층부터 17층까지 위치해 있다. 엔지니어링 하우스에 참여하거나 어학생활관에 의무 입주하는 재학생이 입주 대상이다. 총 1400여 명이 생활할 수 있다. 학생들이 학업과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호텔 같은 편안한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호실별로 샤워부스가 설치돼 있고 냉장고를 비롯해 초고속인터넷망 같은 편의시설과 세탁실, 테마별 휴게실을 운영한다.

침구도 개인이 준비할 필요 없이 생활관에서 제공한다. 주기적으로 세탁 서비스도 진행해 집과 같은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첨단 보안 시스템도 장점이다. 건물 전체가 전문 방범업체의 방범 시스템으로 관리된다. 자체 경비인력이 상주해 출입자를 확인하고 개인별로 RF 카드를 지급해 허가된 층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호실 출입문에 디지털 도어록도 설치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이 같은 생활환경은 영어실력을 키울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제공한다. 원어민 교수와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스레 영어를 배울 수 있다. 생활관에서 교양필수 과목인 글로벌 잉글리시 3학점 취득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9층부터 13층, 16층은 영어카페를 운영한다. 카페에서는 영어 사용이 원칙이다. 이를 위반하면 벌점을 부여하고 학점에 반영한다.

한국산업기술대는 재학생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수준급의 주거시설과 유비쿼터스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9층에는 어학원도 있다. 방학기간 중 집중 영어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5주 동안 영어로만 말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주간에는 원어민 교수들의 강의를 수강하고 저녁에는 원어민 교수와 일대일 대화시간을 진행한다. 레벨 테스트를 실시해 소규모로 반을 편성하고 출결 관리가 엄격한 것도 특징이다. 학기 종료 1개월 전부터 어학원에서 신청받으며 평가 성적이 우수하면 교육비와 생활관비를 감면해 주는 혜택도 부여한다.

이외에도 24시간 개방하는 독서실과 스터디룸, 게스트하우스도 생활관에 입주해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원룸형 56실, 2인실 10실, 2인 특실 4실, 패밀리룸 2실, VIP 5실 등 전체 77실을 운영한다. 회의실 같은 부대시설도 갖추고 있다. 1박에 2만6000원(1인실 기준)에 이용 가능하다.

TIP에 입주한 복지업체에서 수익금의 일정액을 마련해 지원하는 복지 장학금도 이색적이다. 매년 1100만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해 생활관 거주학생 중 11명을 선정한다. 장학금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이 특이하다. 사회봉사실적·생활관 기여도·제안·생활태도·면접 점수를 합산한다. 1차 서류심사를 토대로 3배수를 선정한 뒤 개별 면접을 진행해 수혜자를 결정한다.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다음 학기 생활관생 입주자 선발 시 우선선발 혜택도 받게 된다. TIP 위탁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동원시스템즈 류시찬 팀장은 “단순히 장학금 대상자만을 결정하기 위한 면접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레 복지업체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함과 문제점을 인식해 개선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는 설명이다. 류 팀장은 “생활관 장학생 면접이 한국산업기술대의 전통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교 안에 암벽등반시설이 있다면 어떨까? 한국산업기술대는 실외 인공암장과 볼더링(줄 없이 올라가는 암벽) 벽이 설치돼 있다. 산학협력업체인 모젬사의 김종완 대표가 학생들의 도전정신과 체력관리를 위해 사용해 달라며 기증했다. 교내 종합교육관 외벽에 설치돼 있다. 암장은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등반패널로 시공돼 안전성을 높였다. 바닥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고무판을 깔았다.

각종 스프츠클라이밍대회 개최를 위해 500여 석의 관람시설도 설치했다. 지역사회에도 개방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대는 스포츠클라이밍이 정규 교양과정이다. 최준영 총장은 “스포츠클라이밍은 강인한 체력과 도전정신이 필요한 공대생에게 어울리는 운동”이라며 “학교 주변이 산업단지고 인공암장 같은 시설도 전무하기 때문에 지역 산악동호인들과 소방관 훈련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만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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