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과열 매수로 국고채 시장 '살얼음판'

중앙일보

입력

기관들의 과열 매수로 '폭탄 돌리기' 로 지칭되던 국고채 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2일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개장 초 보합세로 시작했으나, 일부 외신이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하면서 5.9%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국고채 금리는 재경부에서 이같은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자 다시 급락, 결국 전날보다 0.06%포인트 내린 5.66%로 마감됐다.

또 국고채 선물은 105.28까지 급등했다가 다시 내리는 등 수차례 등락 끝에 106.29에 마감됐다. 국채 선물 거래량은 전날 4만2천7백96계약으로 이전 최고치를 단숨에 20%나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21일에도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와 데이비드 코 국제통화기금(IMF)서울사무소장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 견해 표명에 영향을 받아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다. 21일 채권시장은 국채 선물시장에서 투매 현상이 빚어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장중 한때 5.9%로 6%대에 육박하기도 했다.

국고채 금리는 지난 16일에도 전철환 한은 총재가 "국고채 시장의 과열 현상은 언젠가 조정을 받을 것" 이라고 경고하자 이날 한때 전날보다 0.29%포인트 급등한 5.43%까지 뛰었다가 오후 들어 안정을 찾으면서 5.32%에 마감되기도 했다.

김병철 동양증권 채권운용팀장은 "앞으로 경기 회복으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다는 발언이 잇따르자 채권시장에 참여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심리가 불안해진 것 같다" 며 "금리가 1%포인트 올라가면 낮은 금리로 매수했던 기관들은 많게는 수백억원의 매매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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