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입장권 신청서, 국가 명칭 빠져 회수키로

중앙일보

입력

2002년 월드컵 한국조직위원회(KOWOC)가 월드컵 입장권 신청서 접수 일주일 만에 신청서를 급히 걷어들이고 수정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에 제출하는 신청서의 대회 명칭 표기가 문제가 된 것이다. 신청서 첫 페이지 맨 위의 표제는 '2002 FIFA 월드컵™ 입장권 구입 신청서' 로 돼있다. 한달 넘게 명칭 문제로 일본과 신경전을 벌인 한국이 정작 국내 입장권 신청서에 국가 명칭을 뺀 것이다.

뒤늦게 이를 발견한 조직위는 1차분 1백5만부 중 아직 배포되지 않은 신청서 전량을 수거하고 표제를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 입장권 구입 신청서' 로 바꾼 새 신청서로 대체하기로 했다.

조직위는 일본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국가 명칭을 뺀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해명했다. 신청서를 싼 비닐 코팅 커버 맨 앞에 정식으로 한국/일본이라는 국가 명칭을 썼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입장권 구입 신청서 표제에 국가명을 넣을 경우 글자수가 너무 많아져 디자인상 보기가 좋지 않아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세가지 공식명칭 중 하나를 썼다고 한다.

일본은 신청서 커버와 신청서 양식에 모두 국가 명칭을 뺐다. 이미 제출한 신청서 내용을 바꾸고 싶을 때 작성하는 수정 신청서 표제도 '2002 FIFA 월드컵™(수정 신청서)' 로 돼있으며 KOWOC 홈페이지의 신청서 샘플에도 국가 명칭이 빠져 있다.

신청서 커버 디자인도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응원단 사진이 왼쪽에, 한국 응원단 사진은 오른쪽에 배치돼 있다. 공식 대회명칭이 한.일 순인데다 일반적으로 왼쪽에 먼저 눈길이 간다는 점에서 이도 배치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직위 실무 관계자는 "이 디자인은 FIFA 입장권 소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으로 한.일이 그대로 쓰기로 합의했다. 사진 배치에 대해서는 한국측에서 회의 당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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