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황에 … 강남보금자리 ‘완판’ 행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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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침체된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서울 강남구 세곡동 등에 들어서는 강남보금자리지구가 가장 인기 있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아파트 등 유형에 상관 없이 분양되는 단지마다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고 앞으로 추가 분양될 물량도 많아 청약열기가 더욱 달아오를 것 같다.

 대우건설이 이달 초 분양한 오피스텔 푸르지오시티가 평균 23대 1, 최고 5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도시형 생활주택(10년 임대)과 삼성물산이 내놓은 래미안 힐즈 중대형 아파트도 각각 평균 4.6대 1과 3.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강남지구 ‘완판 행진’의 이유로 ‘강남’이라는 입지여건이 꼽힌다. 교육·문화·교통 여건이 좋은 강남의 생활권이기 때문이다. 강남 중심지역에서 다소 떨어진 외곽이지만 지하철이나 승용차로 15~25분이면 업무시설 밀집지역이나 학원가 등에 갈 수 있다.

 여기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훨씬 싸다. 강남지구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조성되다 보니 땅값이 저렴해 분양가가 기존 강남 시세보다 20~50%가량 낮다.

 강남지구에 올해 말까지 아파트·오피스텔 3300여 가구(실)가 분양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시티를 이어 오피스텔 4개 단지 2200여 실이 나온다. 유탑엔지니어링이 1~2인이 거주할 원룸형 513실을 이달 말 분양한다.

유탑엔지니어링 김종기 부사장은 “앞서 강남역 주변에 분양된 오피스텔보다 투자비용이 30%가량 적어 임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가 계약면적 기준으로 3.3㎡당 1000만원 선으로 앞서 강남역 일대에 분양된 오피스텔(1500만원 이상)보다 500만원가량 낮게 책정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도 2개 단지 1200실가량이 분양된다. 오피스텔은 별다른 청약자격 제한이 없다. 전매 제한도 없어 계약 뒤 바로 팔 수 있다.

 아파트는 LH가 공급하는 전용 85㎡ 이하의 보금자리주택 2개 단지가 8월부터 분양된다. 이 중 한 개 단지는 토지임대부주택이다. 토지는 빌려주고 건물(집)만 분양하는 방식이어서 분양가가 일반 분양주택보다 싸다. 지난해 분양된 강남지구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가 3.3㎡당 900만~1000만원 선이었다.

 강남지구 보금자리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이 5·10부동산대책에 따라 10년에서 8년으로 줄어든다. 입주 후 일정 기간 살아야 하는 의무거주기간은 5년으로, 단축되지 않는다.

 청약저축 납입액이 2000만원 이상이어야 보금자리주택 당첨권에 들 것 같다. 지난해 9월 분양된 A1블록 전용 84㎡형의 커트라인이 서울 2201만원, 수도권 2020만원이었다. 전용 59㎡형은 서울 1970만원, 수도권 1750만원이었다.

최현주 기자

강남보금자리지구 2009년 5월 서울 서초, 경기도 하남 미사 등과 함께 지정된 시범 보금자리주택지구. 서울 강남구 자곡·세곡·율현동 일대 94만㎡에 들어선다. 주변에 대모산과 구릉지 등 녹지가 많아 개발 컨셉트가 ‘도심 속 생태전원마을’이다. 보금자리주택 5400여 가구와 민간주택 1300여 가구 등 6800여 가구가 지어지고 인구 1만8000여 명이 살게 된다. 지하철 3호선·분당선(수서역)과 서울~용인 고속도로·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이 주변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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